[기고] 예술인들에게 희망을

요즈음 우리 사회 화두는 ‘웰빙(Well-being)’과 ‘힐링(Healing)’이다.

복잡한 생활에서 오는 피로와 스트레스는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한다. 인생의 행복이 금전에 있는 것처럼 매달려 사는 현실이다 보니 산이나 들로 나갈 기회도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예술인들의 작품 감상을 즐긴다. 예술인들의 창작 작품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더 풍요롭게 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좋은 작품을 곁에 두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웰빙과 힐링이 된다. 지침 몸과 마음을 지키면서 치유까지 되는 것이다.

웰빙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과 속도에서 여유를 되찾자는 것이다. 먹을거리나 놀이문화가 웰빙 행세를 하기도 했지만 웰빙은 말 그대로 존재(being)의 확인이다. 존재는 현실에 만족하며 욕심을 줄였을 때 보인다. 마치 작품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새로움을 찾아내는 것이다.

힐링은 사전적 의미로서 ‘치유’를 뜻하지만, 신체적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무슨 먹을거리나 야외캠프에서 벌이는 이벤트 행사도 아니다. 영혼과 정신이 하나가 되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다. 우리가 고민하고 번민했던 것도 예술 작품 앞에 서면 작게 느껴진다. 예술인들의 삶에 비하면 나는 행복에 겨운 것이다.

나는 지난해 연말 서울시 목동에 있는 대한민국예술인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제27회 예총 예술문화상’ 시상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공로상 등을 받았다. 한국예총은 전국의 예술인들이 활동하는 단체이다. 건축, 국악, 무용, 문학, 미술, 사진, 연극, 연예, 영화, 음악 등 다양하다. 회원 또한 120만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많은 예술인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와 시상자, 수상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시상식 사이사이에 축하공연을 진행하여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상은 무엇인가? 특출한 공적이 있어 주는 것이고 그래서 자랑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다. 내게 왜 이런 특별한 상을 주는 것인지 나는 어리둥절했었다.

한국예총의 예술문화상은 매년 예술문화와 민족예술 진흥에 뚜렷한 이바지를 한 예술인에게 주는 상이다. 내가 상을 받았다고 공치사를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술인들의 삶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란 걸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 생활조차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작품에 매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업 순수 예술인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익으로 생활한다. 예술인이 자신의 재능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사회는 분명히 아니다. 변해야 한다. 수요자라 할 수 있는 우리가 그들의 작품에 관심을 두고 한 점, 한 권이라도 팔아준다면 예술인의 생활에는 큰 힘이 된다. 상생하는 삶을 나누면 좋겠다. 외제만 좋아할 게 아니라 순수한 우리 것을 사랑해 달라는 말이다.

그러한 실천적 방법에 메세나(Mecenat)가 있다. 커다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을 말한다. 지금은 예술 후원자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가 되었다. 메세나는 스스로 좋아서 만족하는 것이다. 어떠한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예술을 즐기는 우리가 어렵게 활동하는 예술인을 돕는 활동이다.

예총에서 메세나 법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예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굳이 법이 없더라도 예술문화에 국민의 관심이 있다면 가능한 것이다. 내가 메세나를 실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별상을 줬다고 했다. 내가 좋아서 나의 웰빙과 힐링을 위해 예술가의 작품 한 점을 구매하는 것도 메세나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크고 작음과 많고 적음에 관계없다. 어렵게 사는 주위의 예술인들에게 관심을 두고 전시회나 발표회에 참석해서 함께 즐길 시간 좀 내주십사 온 국민께 정중히 부탁한다.

 

/이권재 오산지역발전포럼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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