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축제라고 말한다. 특히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지방선거는 정치인이 아닌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을 이룩해 낼 수 있는 지역의 대표자를 주민들이 스스로 뽑는 선거로서, 민주주의 성숙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는 식물이 튼튼하게 발육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뿌리가 필요한 것처럼 민주주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성공적인 지방자치가 선행돼야 하며, 그 출발점은 모두가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필자가 30년 이상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는 동안 지방자치에 따른 동시선거실시, 재외선거도입, 사전투표제도입 등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와 환경은 수차례에 걸쳐 급격한 변화를 겪어 왔으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제는 민주정치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훌륭한 선거제도와 선거과정의 투명성을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여기에는 선진 정치환경 구현과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 및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해 온 언론·학계·시민단체 등의 노력, 그리고 시대적 소명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선거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소임을 수행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이루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오는 6월4일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7개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고 사전투표제가 도입되는 등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선거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는 선거일 수도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선거과정에서 예상되는 유권자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대안들을 마련하고, 또한 후보자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보자의 공약 등 선거 정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여 국민들이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는 한편, 투·개표과정의 인터넷 생중계 및 개표사무원 국민공모제 등을 통해 선거관리의 전 과정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을 확보해 나아갈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도 후보자 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당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결과보다는 선거 과정의 투명함과 공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규칙을 벗어난 방법으로 당선된 후보자에게는 주민화합도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입후보예정자들이 법에 위반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안내할 것이며, 그럼에도 금품·향응을 제공하거나 다른 후보자를 비방하는 등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재연하는 경우에는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공정한 선거분위기를 조성해 나아갈 것이다.

훌륭한 지역 인재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많이 출마하여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경주하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주어진 책무라 할 것이다. 후보자와 유권자도 6.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법이 지켜지는 가운데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어 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며 축제임이 다시금 입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구 선생님의 “국가의 흥망에는 평범한 국민 모두가 책임이 있다(國家興亡匹夫有責)”라는 말씀이 이번 지방선거를 대하는 모든 유권자들이 공감하는 문구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홍사일 수원시장안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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