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주사회는 언행의 통제가 없는가

민주사회는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언행에 대하여 남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언어와 행동에는 자유만이 있고 통제는 없는 것일까? 즉, 막말과 욕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 말은 자신의 의사 표현이며 소통과 문제 해결의 도구요 수단이다.

요즘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언어 사용의 표현이 도를 넘고 있는 느낌이다. 소통이 안 된다고 욕설을 하면 소통이 되는 것일까! 말은 자신의 인격과 품격을 나타내는 척도다. 옛 말에 고기는 씹어야 맛이 있고, 임은 품어야 맛이 있고, 말은 해야 맛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화가 날 때에 욕설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좀 풀리고 속이 시원한 맛은 있다.

일부 지도자들의 입 더럽고 지저분해

우리 사회는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입이 더 더럽고 지저분한 것 같다. 재판을 하는 법관이 법정에서 피고한테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면박을 주는가 하면, 어느 법관은 법을 좀 안다고 말을 우회적인 표현으로 “가카 새끼”라고 대통령한테 점잖게 욕을 하고 있으며, 시집도 안간 처녀가 성 경험도 없는 여자의 신분으로서 국가의 원수한테 “몸이나 팔라”하고 비하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이라는 사람이 국가의 원수한테 “바뀐애 즉사”라는 표현으로 비행기에서 떨어져 죽으라는 모함을 하고, 모 네티즌은 “원정녀”라고 비꼬기까지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개인의 감정인가 저항심의 발로인가? 이 나라 이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욕을 하면 욕을 먹는 사람의 인격이 올라갈까? 욕을 하는 사람의 인격이 올라갈까? 자유 민주주의 사회라고 모든 언행을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무리 민주사회의 역사가 짧다 하더라도 지성인으로서 판단력이 없는 것은 아닐 텐데! ‘가카새끼’ 라고 욕을 하니까 국회의원이 되고, 방송심의위원이라는 사람이 국가의 원수 이름도 모르면서 방송심의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재미있는 사회다. 우리 민족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 모두가 국민들의 책임이다.

말은 한 번 하면 주어 담을 수가 없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교사는 말로서 학생을 제압하거나 교화를 시키고, 법관은 판결문으로서 사람을 죽이고 살리며, 평론가와 언론인은 방송중의 말로서 문제해결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자유는 무엇이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일까? 미국은 약 200여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는데 반해, 우리는 5천년 동안 자유와 민주주의를 간직하고 지켜왔는데 아직도 피와 눈물의 댓가를 더 치러야 된다는 것일까? 필자는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가 짧아 왜곡 변질되어 잘못 나가고 있거나, 아니면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사회와 비교 할 바는 아니지만, 북한의 사회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국가의 원수한테 그러한 막말과 욕설을 하였다면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진정 우리사회는 참으로 살기 좋고 자유분방한 사회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 참된 자유민주주의를 누리고 향유하고 있는 것일까? 국민 모두는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나라 동방예의지국인지 묻고싶다

우리 민족의 가슴에는 저주(詛呪)와 한(限)이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민족이다. 저항의식과 도전의식도 있다. 또한 정(情)도 있는 민족이다. 최근에 국내의 모 언론학자는 민주주의가 변질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1)역사와 문화수준이 낮은 민족의 국가는 민주주의가 무너지거나 변질되고, 2)민족의 역사와 학문의 지식 그리고 문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민족은 멸망하며, 3)회의에서 판단력이 부족하여 자신이 제안한 안건을 철회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조직은 와해되고, 4)저항심이 많아 상대의 의견에 대하여 승복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 사회와 민주주의는 왜곡 변질되어 간다고 주장하였다. 모두가 가슴깊이 생각해 볼 의미 있는 이야기다.

이세재 전 청북초등학교 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