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 굳은살처럼 쌓이니, 진정한 ‘운디드 힐러’가 된 듯해요”

남양주 동부희망케어센터 희망가족상담실 심리치료사 최서영씨

“운디드 힐러(Wounded Healer)라는 말이 있죠? 상처가 있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진정한 치유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저 역시 상처받은 사람으로서 저에게 치료받는 내담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또 다른 치유자로서 활동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밝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생애 전반에 걸친 부적응을 호소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대상자의 특징은 성인이 된 자신들도 안정적인 정서적 지지나 수용적인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 부모가 돼서도 자녀에게 부정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하고 아동은 위축되거나 부정적인 표현을 하게 되는 ‘대물림’이 되곤 한다.

이같이 4~5살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들까지 다양한 문제들로 심리적 고통과 아픔을 겪는 지역주민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주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남양주 동부희망케어센터 희망가족상담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리치료사 최서영씨(45·여).

최씨는 한 부모 가정, ADHD 진단을 받은 아이, 삶을 포기하려는 학생, 우울증에 시달리는 어른 등 다양한 문제로 방문하는 내담자들을 상대로 예술ㆍ미술ㆍ놀이ㆍ언어 등 심리치료와 상담, 문화체험, 부모교육, 심리검사 등을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 새 삶을 불어넣고 있다.

이같은 최서영 심리치료사의 활약에 동부희망케어 상담실은 1주일에 20여 팀이 넘는 내담자들이 방문할 정도로 지역 주민들로부터 높은 만족도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작은 지지에도 진심으로 느껴주고 ‘선생님 덕분에 이제는 살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는 최씨는 내담자들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인생의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자신을 ‘운디드 힐러’라고 소개한 최씨는 사실 상담을 받는 내담자들 만큼이나 상처가 깊은 인물이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받은 상처는 20대 초반까지 콤플렉스로 작용했고, 한 때 당한 불의의 사고로 현재까지 후유 장애를 앓고 있다.

하지만 최서영 심리치료사는 이런 과거의 아픈 상처들이 어느 순간 장점이 되고, 스펙처럼 쌓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있듯, 그 어떤 힘든 일도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된다”며 “이 상처들이 있기 때문에 내담자들을 더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진정한 ‘운디드 힐러’가 된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환한 웃음을 내보였다.

끝으로 최서영씨는 “심리적 외상으로 치료가 필요해도 일반적으로 치료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하며 “후원금을 통해 무료로 운영되는 동부희망케어센터의 희망가족상담실 같은 기관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 좋은 지도자로서 능력있는 치료사를 발굴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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