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원의 부실채권 압박 여파… 조합원 권리는 변함없어
오산지역 대표 서민금융기관인 오산제일신용협동조합이 설립 23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사기대출로 인한 130억원의 부실채권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신용협동조합에 흡수합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산제일신협이 부실경영으로 인해 자산이 3분의 1 수준인 작은 규모의 신협으로 흡수 통합된다.
9일 오산제일신협과 새오산신협에 따르면 두 조합은 지난달 15일과 22일 각각 조합원 총회를 열고 ‘새오산신협-오산제일신협 합병결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법적 절차를 거쳐 금융감독원이 두 조합의 ‘회계합병’을 최종 승인하면 오산제일신협 법인은 자동으로 해산되고 자산 등은 새오산신협으로 귀속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1992년 3월9일 설립돼 조합원 2만6천여명, 자산 1천400억원으로 성장하며 오산지역 서민금융을 대표했던 오산제일신협은 설립 23년 만에 문을 닫게된다.
그러나 오산제일신협의 이사장, 이사, 감사 등 경영진을 제외한 직원과 조합원은 새오산신협으로 승계돼 조합원의 권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또 신협중앙회로부터 200억원의 기금을 무상 지원받아 경영의 조기 정상화는 물론 자산 2천억원, 조합원 3만여명의 새로운 신협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앞서 오산제일신협은 지난 2008년 대출사기 등으로 130억여원의 손실을 보았으며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등이 겹쳐 지난 4년 동안 조합원 배당을 하지 못하는 등 지속적인 경영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신협 원로 조합원인 A씨(70·오산동)는 “오산의 인구가 채 10만명도 안되던 시절에 쌈짓돈을 모으며 신협을 키워왔는데 마음이 착잡하다”며 “합병을 계기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산제일신협 임완식 이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며 “신협중앙회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아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새오산신협과 합병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kangk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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