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숟가락

천안행 특급열차가 구로역에서 멈췄다

이 열차는 고장이오니 승객 여러분은

맞은편 열차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문이 열리자 불타는 부지깽이가

엉덩이라도 찔렀는지 후다다닥

새 전철은 급히 문을 연 식당같이

아직 달구어지지 않은 채 기다린다

절룩절룩 한 사람을 위해 모든 문을 열고서

느릿느릿 마지막 숟가락이 도착하자

잡채 식혜 미역국의

밥상머리에 틈이 벌어지며

방석 하나를 내어놓는 것이었다.

 

곽예

경기 양평 출생

<한국시학> 으로 등단

대구대학교 교육대학원 언어치료교육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화예술과 졸업

2010년 시흥문학상 수상

 현재 수원 우만종합사회복지과 언어치료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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