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다슬기 4월이 제철… 건강 챙기고 추억도 만드세요”

백종식 양평군 서종어촌계장

“예부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다슬기는 4월 초 북한강에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전라도 섬진강이나 강원도 동강만 찾지 말고, 다슬기도 잡고 추억도 쌓을 수 있는 양평으로 놀러 오세요.”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에서 10여 년째 다슬기를 잡고 있는 백종식 서종어촌계장(52)의 다슬기 예찬론이다.

지금은 북녘 땅인 금강산에서 발원, 강원도 춘천 소양강을 거쳐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만나는 북한강에는 벚꽃이 활짝 피는 4월 초순이면 다슬기가 지천이다.

호남지방에선 ‘대사리’, 영남지방에선 ‘민물고동’, 경북지방에선 ‘고디’, 강원도에선 ‘꼴팽이’, 충청도에선 ‘올갱이’ 등으로 불리는 다슬기는 그만큼 한반도에선 흔한 어종이기도 하지만, 한때 환경오염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북한강이 맑아지면서 생태계가 회복되자 다슬기가 많이 잡혀 어부들의 소득증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 계장은 “비록 미물이긴 하지만,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는 것이 바로 다슬기입니다. 봄의 전령사인 벚꽃 피는 시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다슬기는 청아한 쪽빛 하늘 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의 기운을 받아 영양분이 가장 좋을 때”라고 다슬기 예찬론을 폈다.

양평군 서종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을 겸한 백 계장은 요즘 땅거미만 지면 보트에 올라 다슬기 잡기에 한창이다.

그의 어장(漁場)인 양평군 서종면과 남양주 조안면 양 도로에 흐드러진 벚꽃향기에 취해 밤 8시부터 그물을 던져 2시간여를 다슬기잡이에 투자한다. 평균 어획량은 매일 20㎏ 남짓.

이처럼 잡은 다슬기는 그대로 식당에 공급하기도 하고, 일부는 즙을 내거나 원액을 추출, 도회지에 건강식품으로 내다 판다. 1년 중 한철이지만 수입은 짭짤한 편.

요즘 백 계장은 다슬기 생태계 보전을 위해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새마을지도자들과 함께 어장인 북한강 정화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북한강의 수질 여하에 따라 다슬기도 영향을 받기 때문.

그는 오늘도 뉘엿뉘엿 석양이 지면 북한강에서 다슬기와의 데이트에 한창이다.

한편, 물살이 거센 여울이나 강변 바위 등에 무리지어 서식하는 다슬기는 껍데기는 높이 30㎜, 지름 12㎜가 보통이고, 큰 것은 높이가 60㎜에 이르는 것도 있으며, 나선형의 꼭대기 부분이 변형돼 최후의 3층 정도로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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