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래도 국가경제는 돌아가야 한다

세월호 사고 후유증이 심각하다.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공황 상태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고, 집단 무기력증세까지 언급하는 뉴스도 들린다.

중소기업계는 세월호 희생자의 아픔을 함께하는 취지에서 성금 10억원을 전달했다. 안산단원고 학생 등 피해자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중소기업과 연계되었기에 이번 사고를 중소기업계의 아픔으로 느끼고 있고, 조속한 상처의 치유를 희망하고 있다.

사고로 인한 침울한 사회분위기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고 충격여파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국내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들이 충격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고, 기업도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여 각종 행사 등을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침울한 사회 분위기에 우려 목소리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할 경우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미국 국민들도 911 테러 당시 공포 등으로 외출과 쇼핑을 자제해 내수가 크게 위축됐다.

그때 부시대통령이 “일상은 지속된다(Life goes on)”는 구호로 소비생활을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고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은 경제침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내수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수출위주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많은 부작용을 경험했다. 수출 일변도의 경제구조는 외부충격에 취약하고, 소득의 불균형 등 양극화 문제를 야기시킨다.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내수와 수출이 동반성장하는 경제구조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내수활성화가 주요 과제였다. 관광주간(5월 1일 ~ 5월 11일)을 사상 최초로 지정한 이유도 관광수요 창출을 통한 내수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사고로 인한 충격을 벗어버리기는 어렵지만, 이런 때일수록 평정심을 찾고 일상적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현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통해서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다. 소비가 회복돼야 기업의 투자도 활성화되고 고용도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와 투자, 고용 등 선순환 과정을 만드는데 정부와 가계, 기업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

내수활성화를 위해서 해야할 것이 또 있다. 그것은 골목상권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성장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다.

골목상권에 현재 포진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수만 해도 600만명이다. 4인 가족으로 계산할 경우 2천400만명이나 된다. 이들이 골목상권에서 생존해야 내수기반이 강화된다.

이를 위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적합업종 재지정 문제는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경쟁논리를 앞세워 모든 분야에서 대기업이 독식한다면, 내수기반은 붕괴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수수료의 차별적 대우, 납품단가의 부당한 인하압력 등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불리한 비정상적 관행 철폐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ㆍ가계ㆍ기업 평정심 찾기 노력을

또한 정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경쟁력을 갖도록 지원도 계속해야 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행복한 경제체제가 내수 활성화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저자 마가렛 미첼은 여주인공의 입을 통해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가계와 기업, 정부 경제주체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맡겨진 일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이 내일의 태양 아래에서 보다 나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살아남은 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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