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눈물 꽃으로 핀 메아리

우리 여기 있어요!

절박한 외침은 결국…

외마디로 끝나버린 메아리

돌아 갈 수 없다는 걸 채 알지 못했는데

무심한 파도는 세월을 끌고 가버렸나

어스름 새벽 낯익은 소리에 문을 열었으나

사륵사륵 내리는 빗방울은 너의 걸음인양

따닥따닥 어미 가슴을 두드리는 구나

아가야,

못다 핀 너를 어찌하랴 아직 줄 사랑 가득인데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너의 이름만 부르는구나.

어제도 오늘도 시계를 잠재우고 기다리건만

그 먼, 비아 돌로로사의 언덕을 가고야 마느냐

진정,

보내지 않으려 했는데, 오열 속에 불러지는 못다 부른

이름이여!

물살은 저리도 살 부비며 다독다독 흐르는데

얼마나 몸부림치며 울었을까 지켜주지 못해 미안 하구나…

미리 보내 온 너의 편지는

‘엄마 사랑해!’

아무도 지울 수는 없을 거야

무력한 가슴 속에 눈물 꽃이 된 아가야,

어둠에서 솟아올라 귀한 빛으로 우리 다시 만나리라

이승남

강원 횡성 출생.

<시산맥> 으로 등단.

국립한경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졸업.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

시산맥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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