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학생들을 달라지게 하는 다양성 교육보다는 같아지게 하는 획일성 교육에 익숙해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서로 다르게 태어난다. 사람마다 모습이 다르고 생각과 행동도 다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을 같아지게 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임에도 학교에서는 모두 같은 것을 학습시켜 아이들을 생각과 행동을 획일화 한다.
원래 서로 다르게 태어났는데 교육을 통해 모두 비슷하게 만들어 놓고서는 다시 달라지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달라져야 하며, 달라지지 않으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같아지게 하는 교육이 아닌 달라지게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초ㆍ중ㆍ고등학교 시절부터 학생들의 다양한 잠재능력을 존중하고 그 다양성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학습시켜야 한다.
첫째,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편성·운영하여야 한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여건과 학생을 비롯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다양성 교육에 관심을 기울려야 한다. 다양한 교육과정 편성·운영과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내적 동기, 자존감, 진취성,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주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방과후학교 부서를 개설·운영하여야 한다. 다양성 교육 차원에서 도입된 방과후학교 특기ㆍ적성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2007년에 43% 대 57%이었던 교과와 특기ㆍ적성 프로그램 비율이 2012년에는 61% 대 39%로 나타났고, 이처럼 교과를 중시하고 특기ㆍ적성을 소홀히 여기는 현상은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방과후학교 부서의 개설·운영과 자율적인 선택권 존중은 학생들 각자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른들이 좋다고 믿는 곳으로 아이들을 떠밀고 아이들이 모두 그 곳을 향해 질주하면, 그곳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과 같은 어려움과 경쟁이 따르며, 그 곳을 통과하지 못한 아이들은 낙오되어 절망에 빠지게 된다. 각자의 소질에 따라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스스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끼가 존중되고 계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사회에는 다양한 직업이 사라지고 생긴다. 우리 어른들이 궁극적인 목적을 부와 권력에 두고 미술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에게 의대를 가게하고, 물리학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학생에게도 법대 지망을 강요하여 아이들 스스로 가고 싶어 하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보다는 각자 타고난 소질을 살려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 다양한 가치야말로 인생의 풍요로움과 개인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천이다. 따라서 교육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 주면 된다.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인 획일성과 지나친 결과 위주의 지식전달 중심 교육을 다양성과 과정 위주의 체험 중심 교육으로 바꾸어 아이들 스스로 창의성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으로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
정종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 학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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