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에 통학로 뺏긴 아이들, 목숨 걸고 차도로

통학로 관통 도로공사… 아이들 안전 뒷전
남양주 다세대진입로 논란 학부모들 반발 현장 봉쇄 건축주 “대책마련 하겠다”

남양주의 한 토지 소유주가 초등학교 통학로 중간에 다세대주택 진입도로 공사를 진행하자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시는 학생들의 통학로를 가로지르는 이 공사가 학생들의 등·하교시 큰 불편과 안전사고를 초래함에도 불구, 별다른 대안없이 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나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15일 남양주 H초교와 학부모, 건축주 등에 따르면 건축주 A씨는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리 자신이 소유한 토지 2필지에 다세대공동주택 건축 허가를 내고 지난달 28일부터 진입도로 착공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 공사는 H초교 학생들의 유일한 통학로 정중앙 4~5m를 뚫는 형식으로 진행돼 학생들은 졸지에 차도를 거쳐 통학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위치상 300여m 길이의 가파른 언덕을 통해서만 등교할 수 있는 H초교는 그동안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해 한쪽 인도에만 통학로와 캐노피를 조성해 이용해 왔다.

더욱이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차량사고 때문에 등·하교 시간에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부모 및 학원 차량을 비롯한 모든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 대표 O씨(60·여)는 “통보없이 몰래 공사를 강행해 현재 중지시켰으며 건축주를 상대로 원상복구와 대체도로를 요구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우리의 요구사항을 무시한다면 집회 등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관계자는 “도로 성격상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돼 있어 인근 토지소유주로부터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시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어 건축주와 원만한 해결을 위한 중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축주 A씨는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돼 복구공사를 실시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시청 측과 협의해 우회도로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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