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자의 명인, 이천서 한국전통도자 기법 배워

이탈리아 미르타 모리기씨, 이천도자명장 찾아

“이천의 도자기법을 이탈리아에 전수하기 위해 왔습니다.”

이천의 요장(도자기를 구워내는 곳) 장휘요에서는 5월 때 이른 더위속에 금발의 한 외국인이 비지땀을 흘리며 한국 전통 도자기법을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주인공은 유럽 도자의 명가 이탈리아 파엔자 출신의 미르타 모리기씨(62·여). 그는 지난달 28일 이천을 찾아 장휘요(최인규 이천도자명장)에 체류하며 한국 전통도자 기법을 전수받고 있다.

그가 이천시를 찾게 된데는 이유가 있다.

유럽에서 도자기를 의미하는 ‘Faience(파이앙스)’는 이탈리아 파엔자(Faenza)의 도시명에서 유래됐다. 그만큼 파엔자는 유럽 도자문화의 본산지로서 예로부터 전 세계 도자문화 명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곳에서 40여년간 국제적 작가로 활동해 온 미르타씨는 지난해 4월 이천시 대표단의 파엔자 공식 방문 시 첫 만남을 가졌다.

평소 이천의 선진 도자기술 습득 갈망해 왔던 터라 자신의 요장에서 리셉션을 주선할 정도로 열의가 컸다.

1천도 이하의 파엔자 저화도 도자기법과 달리 청자와 백자와 같이 1천300도 이상까지 올려 소성하는 한국의 고화도 도자기술 습득을 염원해 왔기 때문이다.

이후 미르타씨는 지난 가을 이천도자기축제 때 국제교류작가로 초청돼 이천시와 교류 중인 중국 경덕진, 미국 샌타페이 및 일본 세토에서 온 공예작가들과 함께 워크숍에 참가하게 됐다. 그때 장휘요를 방문, 최인규 명장으로부터 전통 청자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고 마침내 이천공방에서 고화도 도자 제작기법을 전수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기간 중 한국도예고를 찾아 강연도 펼쳤다. 파엔자 도자문화를 소개하면서 실물 시연 등을 통해 차세대 도예인들과 교감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미르타씨는 “이천시의 배려로 한국 최고의 도자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이천의 고화도 기술을 배워 파엔자는 물론 유럽 도자문화에 기술을 접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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