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맞대결… "동지에서 라이벌로"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맞대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6일 발표한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카카오의 우회 상장을 위해 형식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합병하는 형태이지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되는 등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을 기반으로 한 신생법인 '다음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

두 사람은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1992년 나란히 삼성SDS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의장은 1998년 삼성SDS에서 나와 게임업체 한게임을 창업했고, 이 의장은 이듬해 포털 네이버를 설립했다.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하면서 한동안 다시 한배를 타게 됐지만 김 의장이 2007년 NHN 대표에서 물러나 사업을 구상하다 2010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고 이른바 '대박'을 쳤다.

네이버도 뒤늦게 모바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라인을 출시하는 등 맞섰으나 카카오톡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터라 국내 시장에서는 카카오에 밀렸다.

하지만 김 의장의 카카오톡은 해외 시장에 빠르게 눈을 돌리지 못한 데다 자금 여력도 여의치 않아 해외 시장 진출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고, 그 사이 이 의장의 라인은 풍부한 자금력과 해외 사업망을 이용해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이번 합병도 김 의장이 카카오톡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IT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양사의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통합법인은 모바일을 비롯 IT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편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합병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0월1일이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김범수 이해진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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