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누드김밥

윤기 흐르는 살결에 뜨건 몸뚱이에요

벗으라면 벗지요

부드러움을 원하시나요

좀 더 화끈함을 원하시나요

원하시는 대로 얼마든지 가능해요

손끝 하나로도 사랑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당신 선택에 따라 값이 다르게 매겨져요

몸매도 따지지 말아요

허기 채우기엔 그만이니까요

당신 행복할 수 있다면

터지는 아픔쯤이야 받아 들여야지요

당신 편하시다면 맘 조각 뭉텅뭉텅 잘려도 괜찮아요

하지만 리필은 안돼요

일곱 식구 한 몸으로 버티어내는 운명인걸요

 

 

김자은

전남 장성 출생.

<월간문학> (수필), (시)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서울시 문학기행’ 진행

미네르바작가운영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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