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경기도 다시 위축되고 말았다. 영화, 음악, 방송 분야는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소비부진은 자영업자의 매출액 감소로도 연결시켰다.
매출액 감소는 운영자금을 추가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추가 부채를 유도해 자영업자를 다중채무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취약계층의 소득이 줄면서 부채를 상환할 능력도 약해지고 있다. 국가적 재난이 국가적 경제위기로 연결된 것이다.
국가적 재난으로 내수시장 위축
전 세계인의 축제 브라질 월드컵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경제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을까? 내수경기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까? 그 대답을 먼저 TV 시장에서 찾아보자. 월드컵이 열릴 때 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들 중 하나가 TV 제조·판매 기업들이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도 TV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오른 바 있었다.
여행 중에는 소비가 더 과감해지듯이, 축제기간에는 소비자 심리가 크게 상승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고화질 TV로 경기를 보려는 수요도 급증하기 때문에 월드컵 특수가 예상된다. 한 대형유통업체에 따르면 5월 한달간의 TV 매출액이 전년보다 41.2% 증가했고, 46인치 이상의 고급형 TV는 매출이 112.6% 증가해 전체 TV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주류나 식료품 산업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당 산업의 광고는 발랄하고 즐거운 내용의 콘텐츠로 구성된다. 국가적 재난 속에서 광고나 마케팅 활동들을 자제해 온 것이다. 롯데는 처음으로 맥주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출시와 동시에 사회적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광고뿐만 아니라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펼치지 못해왔다.
월드컵을 앞두고 미루었던 광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OB맥주도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인 피파컵 이미지를 담아 디자인 했고, 클럽 응원전이나 마케팅 행사에 이를 활용할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는 월드컵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축구스타들을 광고에 활용하는 등 월드컵 에디션 모델을 내놓고 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들은 선수들을 통해 직접 홍보가 가능한 월드컵 특성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브라질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는 최근 월드컵 에디션 축구화를 출시하고 메시·오스카 등 정상급 선수들이 경기에서 직접 신고 경기하도록 계획했다. 소비자 심리가 회복된다면 내구재 소비로도 이어져 자동차나 가전제품 소비도 증진될 것이다.
월드컵 통해 경제 활력 되찾길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면 주류나 치킨 등의 판매도 급증하면서 자영업자의 매출도 보통 두 자릿수 이상 뛰어오른다. 서민경제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수 있을 것이다. 위축된 경제 분위기가 활력있는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축구 선수들이 숨차게 뛰고, 우리 경제는 숨통이 트였으면 한다. 국가적 재난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되었지만, 국가적 축제가 경제 회복을 견인해 주길 기대해 본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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