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주 평택시 송탄동 자율방재단장
고령과 장애란 신체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년여간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평택시 송탄동 자율방재단장으로 활동 중인 김기주씨(76)가 그 주인공.
김 단장은 80세에 가까운 나이와 척추장애(장애 5급)가 무색할 만큼 지역에서 왕성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단장은 자원봉사활동과 함께 2000년부터 매년 불우 청소년 4명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따뜻한 봉사를 다하는 한편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활발한 봉사활동 탓에 얻게 된 직함도 환경청 명예환경감시원, 경기도 도로환경감시원, 아마추어무선연맹 회원, 청소년선도위원, 청소년지도자봉사협의회 회원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김 단장은 “봉사의 의미가 우리 이웃들 마음 가까이 스며들어 따스한 사회 분위기와 실천자들이 늘어가는데 오히려 고맙다”며 “아름다운 생각과 마음은 바른 삶의 의미를 나눔과 봉사를 통한 실천으로 꽃을 피우는 이들의 공감대로 이어져 더욱더 빛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이 봉사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도 독특하다. 지난 1980년대 초 평택시 통복시장에서 소매치기를 잡은 공로로 치안본부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게 됐고 이 일을 시작으로 봉사활동에 투신하게 됐다고 한다.
그가 단장으로 있는 송탄동 자율방재단은 올해 초 휴경지 5천290㎡에 고구마를 심었는데,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으로는 불우이웃돕기를 할 계획이다.
더욱 풍성한 수확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휴일에는 밭에 산적한 폐비닐을 조직적으로 수거해 농번기에 바쁜 농민들을 미소 짓게 만들 뿐 아니라 폐비닐 수거에 따른 수익금으로 지역 내 불우 청소년을 돕는데 내놓기로 했다.
김 단장은 “오랫동안 서 있거나 힘든 일을 하면 척추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심해지기는 하지만 봉사의 묘한 매력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며 “봉사하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몸이 움직일 수 있는 날까지 봉사를 할 생각이고 회원들과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언제나 든든하다”고 밝혔다.
힘들고 어렵게만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 헌신적인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자원봉사. 김 단장은 “최근에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도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살맛 나는 행복한 세상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평택=김덕현기자 d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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