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선 6기 지자체 당선자 여러분께

6ㆍ4 지방 선거에서 당선된 분들은 7월1일부터 당선자 신분에서 해당 지차체의 수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이지만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는 인구 1천250만으로 전 인구의 4분의 1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 지차체다. 분단 이전의 개성특별시와 분할이전 인천광역시까지를 아우른다면 그 비중은 더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인구 1천만에 불과한 서울시에 직장과 미래의 운명조차 의존하는 문자 그대로 왕의 직할지 경기에 불과하다. 경기로 이주해온 주민들은 언제라도 미련 없이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고향을 상실한 유랑 의식이 정서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인은 경기도의 토박이로서 이런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이는 신축 아파트 3천500개소와 2천500개의 기존 아파트 단지에 6천개의 ‘따복마을’(따뜻하고 복된 마을공동체)을 조성할 것이라고 공약했다는 점에서 분명하다.

경기도는 전국적으로도 유래 드문 도농 복합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촌이 주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 따복마을 건립도 아파트 단지에 먼저 들어섬은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주해 온 도민에게 고향과 향토 의식을 불어 넣자는 의자가 강하게 엿보인다.

그렇지만 우리의 전통 의식 구조에 향토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으므로 이런 정서를 감안한 좀더 심층적 검토와 대책이 요망된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산업화를 통해 소득향상에 성공하고 정보시대를 맞이하면서 개인적 성취감도 이뤄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고향과 향촌을 상실하고 디지털 유목민으로 전락해 가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경기도가 바로 이런 어정쩡한 상황의 중심지역이다. 소득과 직장에 따라 떠돌아 다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고향에 돌아갈 수도, 그렇다고 서울에 정착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유목민의 기본적 거점은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가 되도록 새로운 고향을 만들고 향촌 의식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경기지역의 수많은 초등학교가 향촌학교들이 따복마을 결성의 중심 거점으로 변신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과 문화, 체육 그리고 수경 농장과 무공해 농산물, 청정 에너지와 지식산업 기반의 마을 공동체와 정보화 마을과 향촌 따복마을을 운영해야 한다.

흔히 지식산업 단지라 하면 공단이다, 아파트 단지다 해서 거대 규모를 상상하지만 이런 거대 규모는 오히려 과잉 투자와 환경 파괴를 불러와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지 못한다. 슬기 정보시대의 가치 체계는 재택연구나 재택창업, 재택 직무와 같은 분산 가치가 거대 구조보다 우선한다. 도민의 경기도 정착을 유도하는 핵심 전략은 생산이나 기대 소득의 증대보다는 먼저 수요의 창출이다.

지자체 장들의 할 일이 바로 이점이다. 도ㆍ농간 직거래의 IPTV몰(장터), 그리고 정보화 마을 특산물처럼 소비자와 직결하고 주말 역사문화 체험과 콘텐츠 슈프라 확보, 주말 창업 학교, 주말 연구 강좌의 운영을 향촌학교와 마을 향약원(분쟁 중재원)에서 진행한다.

요는 옛 서원이나 향교의 역할을 향촌 학교를 중심으로 고향 가지기 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도청과 교육청이 함께 해야 할 좋은 사업으로 보인다. 준비가 끝난 연후 모든 당선자들은 “고향이 그립거든 우리 지방 향촌으로 오세요. 쉼과 기쁨을 함께 드립니다”라고 외치길 기대한다.

진용옥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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