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6번국도 일부 구간을 확장하면서 양평군 도덕고개 오르막길을 깎으려다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자 철회(본보 지난해 7월30일자 11면)했다가 선형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추진키로 하는 등 ‘오락가락’ 행정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8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및 주민 등에 따르면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 경기동부권과 영서권을 잇는 교통량 분산을 위해 2017년 10월 준공목표로 지난 2012년 11월부터 349억원을 들여 6번국도(경강로) 양평군 청운면 갈운리~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신촌리 9.1㎞구간에 1개 차선을 더 개설하고 인근 도덕고개에 터널(길이 435m)을 뚫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당초 이 과정에서 갈운리 오르막길 구간 700m를 따라 흐르는 갈운천 주변의 절개지를 깎고 소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등 수령이 수백년된 침엽수 수천그루를 베어낸 뒤 옹벽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6번국도 갈운리 도덕고개길
성난 민심에 ‘절개 백지화’
최근 선형개선 도로확장안
하루 통행량 40~50대 불과
349억 투입 논란 ‘재점화’
이에 주민들은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예산 낭비일 뿐만 아니라 자연 훼손과 옹벽 붕괴, 하천 범람까지 우려된다며 ‘도덕고개 오르막차선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하반기 이를 수용해 설계 변경을 의뢰했다.
그러나 최근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대신 이 구간의 교통량 해소와 시야 확보를 위해 일부 구간은 도로 너비를 넓히고 일부 구간 선형을 개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주민들의 반발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윤종호 갈운리 이장은 “당초 지난해 7월 도덕고개 오르막길 구간 통행량은 하루 40~50대에 그치는데다 경사도도 6%를 넘지 않아 오르막차선 1개차선 확장은 예산 낭비라는 차원에서 철회를 요구했었다”며 “이제 와서 다시 교통량 해소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선형을 개선하고 도로 폭을 넓힌다는 방침은 또 다른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은 “전체 공사구간이 9.1㎞인데 사업비가 349억원이라면 ㎞당 45억원이라는 혈세가 투입되는 게 아니냐”며 “주말에 강원도 횡성 골프장으로 가는 차량이 좀 있을 뿐인 멀쩡한 도로를 확장한다는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에 대해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 주택이 인접한 도덕고개 초입 220m는 제외하고 나머지 가운데 구불구불한 구간은 곧게 펴고 차선은 늘리지 않은 범위에서 너비만 넓히는 등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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