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눈 집단이 푸른 눈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선언하고 특혜를 주고, 다음 날은 역할을 바꾸어 우월함과 열등함을 뒤바꾸어 체험하는 특별한 차별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전까지 함께 잘 지내던 아이들이 5분도 안 되어서 열등하다고 지칭된 푸른 눈 아이들을 비난하며 차별하기 시작한다. 차별받는 아이들은 갑자기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보이며 괴로워한다. 선생님의 실수에도 갈색 눈 아이는 푸른 눈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일갈한다.
‘차이’가 ‘차별’ 되지 않도록…
눈동자 색깔로 인해 열등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은 단지 그 선언만으로 정말 열등한 모습을 보였으며, 반대로 우월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은 평소보다 훨씬 향상된 학습 능력을 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월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이 열등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놀라우리만큼 무시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실험은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라이스빌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행해졌던 차별실험이다. 이 차별수업의 계기는 흑인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사건을 본 초등학교 교사 제인 엘리어트가 학생들에게 차별을 가르치기 위한 특별한 수업 방식을 고민하면서 피부색, 눈 색깔 등 차이에서 비롯된 차별을 아이들에게 경험시키며 차별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예정된 차별이지만 그 차별로 인해 아이들은 바로 그 입장이 되어 낙담, 좌절, 분노를 겪은 것이다.
제인 엘리어트는 차별이 단지 다름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것에 대하여 다수집단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의 문제임을 지적하고, 그 다름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서 기인하는 많은 차별의 폐해를 상기시킨다. 예방접종을 하듯 차별을 당해봄으로써 차별의 괴로움을 인식하게 하고 차별을 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우리 사회 안에 별 생각 없이 만연해 있는 성차별, 인종차별, 장애인차별, 연령에 따른 차별 등 많은 차별이 있다.
우리의 차별수업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바로 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차이가 편견이나 차별이 되지 않도록 이해와 존중을 학습하는 일은, 다양함을 인정하며 자신의 편협성에서 벗어나 내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나를 개방하는 것이며, 미처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것에 대해 관심을 넓히고 긍정하는 것이다.
부정은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끝에 서는 것이지만, 긍정은 다시 새롭게 열리는 세상을 맞이하는 통로를 선물한다. 그러한 차이에 대한 존중은 동등한 참여와 공존을 통해 민주사회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될 것이다.
상대방 상처 이해하고 감싸줘야
새로운 청사진으로 힘차게 출발한 각 단위 지방자치단체의 사업들이 차별적 시선 속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길 바란다.
상대방의 깊은 상처를 이해하고 인간적 감수성을 키우는 일이 사회 전반에 일상화된다면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많은 소모적인 논쟁과 아픔을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차별수업은 꼭 경험을 해서 아는 단계를 거치지 말고, 인간애에 기초한 존중을 통해서 차이의 인정과 조화로 대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자영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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