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미사강변도시 28블록 ‘입주 비상’

수산물업소 무단점유 따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제로’ LH, 오락가락 ‘혼선’ 자초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28블록이 130여개 수산물업소의 무단점유에 따른 장기 영업행위로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공사가 ‘제로’ 상태에 놓여 입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법원의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에 따라 최근 이들 업소를 대상으로 차압을 시도하다 돌연 ‘대화무드’로 나서 공권력과 예산, 공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2일 LH 하남사업본부와 입주예정자 등에 따르면 현재 수산물센터 130여 업소가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지구내 중심부 상업지역인데다 오는 11월과 12월 입주 예정인 28블록(1천542세대) 일대다.

따라서 이 블록 일대는 도로와 상하수도, 학교, 가스관공사 등 각종 기반시설공사가 이미 완료됐어야 하지만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에 따라 법원 집달관들이 이들 센터를 대상으로 강제 차압을 시도했지만 LH는 상인들의 저항 등을 이유로 중단한 뒤 돌연 협의를 통해 오는 10월까지 ‘수산물센터 철거 방침’만 확인한 채 철수했다.

이에 28블록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17일 국민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는가 하면 같은 날 국토교통부를 방문, 입주 채비 부실에 따른 대책을 호소하며 집단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18일 LH하남본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입주자대표 10여명과 인근 풍산지구주민대표 5명 등은 “LH와 국토부가 이미 기업이전대책 이행이 마무리됐는데 또다시 불법영업자들을 감싸고 특혜를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LH 하남사업본부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28블록 입주는 요원한 일’이라며 내부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소측은 “수산물센터를 8-1블록으로 이전하는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LH가 강제철거를 감행한 것은 이중행정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LH 하남사업본부 관계자는 “보상이 완료된 이후 2년간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데다 이전키로 한 부지에 입찰도 응하지 않은 채 협의만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영업을 계속해 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기반시설 부재로 사실상 오는 11월 사전입주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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