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희망 인천號’ 골든타임 6개월에 성패 달렸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jhyo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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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경기를 하는 축구의 골든타임은 전반 시작 5분과 후반 종료 전 5분이다. 이 시간에 결정적인 골이 많이 터지고 결국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끄는 ‘희망 인천 호’의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유 시장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희망 인천’이란 인천시민에게 무엇이고, 유 시장에게는 또 무엇일까.

‘힘있는 시장’의 ‘희망 인천’을 선택한 인천시민들에게 희망은 변화, 즉 지역 현안 해결을 통한 경제 발전이다.

그렇다면 ‘희망 인천’을 내걸고 당선된 유 시장에게 희망이란 현안 해결을 통해 시민들의 신임을 얻는 일이 될 것이다. 결국, 이 두 가지 희망이 이뤄질 때 인천시민의 선택이 빛을 발하고, 유 시장도 약속을 지키는 셈이 된다. 이 같은 ‘희망 인천’ 의 성패는 유 시장이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유 시장 임기 4년의 골든타임은 취임 초 6개월이다. 이 기간에 공조직을 정비해 안정시키고,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 할 수 있는 준비까지 마칠 수 있다면 성공적이다.

유 시장이 성공적인 골든타임을 거치고, 남은 임기 동안 힘있는 정치력을 발휘해 본격적인 ‘희망 인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인천시민이 기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유 시장 측의 중앙정치 경력과 인천 간의 정서상 견해차나 신경전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친 채 첫발을 제대로 떼지 못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 같은 현상이 1년 이상 장기화 된다면 ‘희망 인천 虎’는 원심력을 잃고 갈 길을 찾기 어려워 진다. 지역사회와 공조직 일각에서는 벌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소통 단절에 대한 걱정을 쏟아내고, 공조직 내부에서는 조직 운영 방식과 인사 스타일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좀처럼 심증을 드러내지 않는 유 시장의 포커페이스가 상대방을 답답하고 조급스럽게 만든다는 불평성 불만도 나오고 있다.

물론, 유 시장이 크고, 정확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일정 기간 신중모드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취임 한 달도 안된 시장에게 ‘평가 질’부터 하는 것은 지역 텃세 아니냐는 반문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소 성급하고 때로는 무리한 목소리도 인천 일부이다.

또 일부 공무원들이 유 시장의 ‘깜깜이식 인사 방식’ 등을 운운하며 일손을 놓고 있는 현상도,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인천 호의 순항을 위해서는 살펴보고 헤아려야 되는 사안이다.

특히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목소리가 작다고, 명분이 부족하다고 무시해 버리면, 그것들이 모여 큰 목소리가 되고, 높은 벽이 쌓이게 된다. 골든타임을 놓친 채 높은 벽만 쌓인다면, 그 벽을 허물기에는 남은 임기도 부족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동안 각종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전임 시장도 지역 소통 골든타임을 놓치고 뒤늦게 추스르기에 나섰지만 결국 시간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골든타임을 되돌리기에는 역 부족이었다.

인천시장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시민들이 위험해진다. 유 시장의 정치적 역랑은 골든타임만 제대로 붙잡는다면 ‘희망 인천 호’를 순항시키는데 충분하다.

유 시장이 취임 이후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사심 없이 잘 할 테니 믿고 지켜봐 달라.”이다. 진정성을 믿고 싶은 대목이다. ‘잘 할 테니’라는 그 방법이 시민의 공감을 얻는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돌아오지 않는 골든타임이 남아있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이다. 부디 ‘희망 안천 호’ 만큼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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