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재난 ‘트라우마 치료’, 조력자 역할 동분서주

차명호 평택대 심리상담원 교수

“충격적인 재난과 사건을 체험한 사람들의 내면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또 다른 상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이 당사자들의 마음속에 끝나지 않는 재난, 즉 트라우마(Traumaㆍ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심리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늘과 바다, 땅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사고와 재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2014년의 현 주소에서 ‘재난’은 언제까지 남의 일이라고만 안심할 수 없다. 재난은 예고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에게나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난은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사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긴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등 국가적 재난현장에서 사고 당사자는 물론 시민들의 심리안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교수가 있다.

평택대학교 심리상담원 교수이자 피어선 심리상담원 차명호(51) 원장이 그 주인공.

차 교수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심리적 안정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느 곳이든 찾아가 그들이 무사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자 차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 학교 정상화를 위해 안산교육지원청 산하 학교장 및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연수를 펼치는가 하면, 평택ㆍ세종시 초ㆍ중ㆍ고교생을 대상으로 PTSD 예방 및 생명존중 교육을 실시했다.

또 평택시보건소에서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찾아가는 심리치유 상담원’을 운영하는 등 시민들의 안정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 발품을 팔았다.

특히 최근 5년간 평안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상담원 역할을 하고 있는 차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펼쳐 피해자들이 정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차명호 교수는 “최근 발생하는 국가 재난에 대해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국가가 직접 나서 재난 대책과 치유방법을 내놓아 심리적 건강을 회복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제2의 재난인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국민들이 심리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치ㆍ경제ㆍ교육ㆍ문화ㆍ국방 등 각 분야에 대한 대책을 연구해 나갈 것”이라며 대국민 정신건강 안정화를 위한 포부를 밝혔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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