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문화재보수기능보유자 최무안 작가
하남시 천현동의 어진마을 삼거리에서 오솔길로 접어들면 ‘나무처럼’ 목공예 공방을 찾을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허름한 비닐하우스인 이곳에서는 연일 쇠붙이 부딪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공방 안으로 들어서면 문화재보수기능보유자(1990년 지정) 최무안 작가(64)가 칼과 망치 등으로 투박하고 못 생긴 나무조각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 작가는 “취미로 시작한 목공예가 어느덧 40여 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천직이 되고 말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가 굴곡진 인생에서 다시 일어 설 수 있었던 것도 목공예에 대한 깊은 애정 탓이다.
최 작가가 처음 목공예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이다. 어려서부터 공작을 좋아하고 나무를 만지는 즐거움을 알았던 그는 지난 1976년 ‘목공예기능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목공예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지난 1978년부터 2008년까지 30년 동안 서울종합직업학교 공예디지인과 학과장을 역임하면서 해마다 70~80명의 제자를 배출해왔다.
지금도 그의 공방에는 전국에서 목공예를 배우겠다고 찾아온 제자가 10여명에 이른다. 면면을 보면 방송국 작가와 대학교수, 주부 등 직업도 다양하다.
최 작가가 하남에 터잡은 지도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그는 오랜 시간 하남문화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목공예를 가르쳐왔지만, 목공예 작업을 하기에는 시설여건이 좋지 않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최 작가는 40년 목공예 인생에서 수상경력도 적지 않다. 1983년 목공예 서울시장상, 2000년 ‘해태제과 로그’대회 은상, 2010년 인형공모대전 은상 등 굵직한 수상만 10여건에 이른다.
그는 제2롯데월드 개장에 맞춰 명품관에 전시할 ‘그림을 올려놓는 전시대’ 작품 전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 작가는 “죽어있는 나무를 가공해서 작품을 만들어 놓으면 나무의 속살을 볼 수 있다. 그 아름다운 속살을 보는 것이 목공예의 매력”이라며 “목공예을 통해 세상의 모든 잡념을 잊을 수 있었고, 비록 장소는 협소하지만 꾸준히 교육생을 받아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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