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재(人災)를 예방하는 길

사건 사고가 많은 날들이다. 전 국민을 충격으로 빠트렸던 세월호 침몰사고 뿐만 아니라 지하철 추돌사고, 리조트 붕괴사고 등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사회 곳곳에 불안의 분위기가 만연하다.

자연 또한 상황을 도와주지 않는다. 올 여름에는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각하더니 최근에는 난데없는 남부 폭우로 부산, 창원 등의 지역에 엄청난 수해 피해와 함께 사망자와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러한 대형 재난 사고들을 보고 있으면 뉴스를 보는 것이 두려워질 만큼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러한 재난 사고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한 기분을 느낀다.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해의 통제는 어렵지만, 재난의 예방은 그렇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자연의 재해에 대응하여 인재를 예방하는 것의 사례로 지금 내가 거주하고 있는 임진강 유역의 수해 방지 대책이 있다. 임진강 유역 역시도 1990년대 집중적인 폭우로 인해 수명의 사망자와 재산피해 등 막대한 홍수 피해의 아픔을 겪은 바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평상시 물 관리를 통해서 기습적인 상황에서의 재난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끔 지금의 군남홍수조절지와 한탄강홍수조절댐을 건설하여 임진강의 홍수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였다. 지금 이 두 댐은 수자원공사에서 건설을 맡아 군남홍수조절지는 건설이 완료되어 운영 중에 있으며, 한탄강홍수조절댐은 내후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사실 임진강 유역은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문제를 제외하고도 임진강 유역 면적의 대부분이 북한지역에 위치해 있는 특이점이 있어 수해 및 가뭄방지대책을 수행하기가 어려운 지역이다. 2009년에도 북한의 무단방류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일례가 있다.

지금 건설 중인 한탄강홍수조절댐이 완공되면 임진강 유역은 사람이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홍수조절 능력을 갖추게 된다. 자연적인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만일의 북한의 무단방류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건설되는 댐의 기능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매년 상황 대응 매뉴얼을 업데이트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 직원들의 위기상황 모의훈련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의 경험과 같이 재해는 좀처럼 예고되는 법이 없다. 그런 재해 앞에서 과잉준비란 없다. 예방시스템은 갑자기 가동되는 법이 없으므로 평소 철저한 대응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임진강 유역을 홍수로부터 안전지대가 되게 하며 다시는 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재난대응에 힘써야 할 것이다.

김한중 K-water 임진강건설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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