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 의정부 ㈔119 한솥밥 재단 대표
“부족한 예산으로 무료급식을 줄일 수밖에 없어 안타깝습니다.”
지난 14일 의정부 가능역 광장 119 한솥밥 급식소는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이나 남은 급식시간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수십 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줄 음식 준비로 바쁜 이은숙(54·여) ㈔119 한솥밥 재단 대표의 손길이 빨라진다. 씻어 놓은 쌀에 물을 맞추고 수저와 식기류를 살균 세척기에 넣는 등 식사준비에 한창이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구슬땀이 맺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처음 무료급식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대표를 비롯한 재단 식구들이 도맡아 식사준비에 여념이 없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한둘씩 참여해 청소도 하고 쌀도 씻어놓는 등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고.
여기에 한전 경기북부본부, 신세계백화점 직원과 미군 등도 봉사대열에 합류했다. 이곳을 찾는 어르신은 평균 300~400여 명. 초창기 200~300명이 찾을 때보다 훨씬 늘어난 숫자만큼 이 대표의 근심도 나날이 깊어갔다.
바로 턱없이 부족한 예산 때문.
이 대표는 “예산 부족으로 일주일에 2회로 줄어든 무료급식 횟수를 올 연말쯤엔 다시 1회로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난 2009년 출범 때부터 운영경비를 지원해오던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지원금이 7천200만 원에서 지난해 4천만 원으로 올해는 3천만 원으로 각각 줄었고 도 지원금 또한 삭감되면서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쌀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지원으로 현재 어렵사리 주 3회에 걸쳐 급식을 이어오고 있지만, 양과 질 면에서 흡족할 만큼 배식할 수 없어 속상하다고.
무료급식 1회 진행 때마다 20㎏들이 쌀 3포대 정도의 분량이 소비된다. 여기에 부식비와 가스비, 전기·수도료 등을 더하면 연간 7천~8천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후원자였던 경기북부상공회의소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지원금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119 한솥밥 운동도 버겁게 됐다.
이 대표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어려운 이웃과 동고동락하는 희망찬 사회를 만들고자 각계각층의 도움과 사랑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이웃의 배고픔을 사랑으로 함께 나누는 119 한솥밥 운동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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