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대부분 생활고 시달려… 한 민족으로 품어야”

이수묘 남양주경찰서 보안협력위원장

“보통 사람들이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자나 다문화 가정에 거리감을 두는 게 사실이에요.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이들이 한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안고 한국으로 넘어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외국인과 탈북자를 위해 회사일도 제쳐두고 가족 같이 살피며 돌봐주는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수묘 남양주경찰서 보안협력위원장(68ㆍ여).

이 위원장은 지난 1989년부터 지금까지 25년간 남양주 지역에서 생활이 어려운 탈북자와 다문화 가정집을 두루 방문하며 생필품을 제공하는 한편 말벗, 나들이 동행 등으로 한국사회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한국으로 건너와 취업한 외국인들은 낮은 급여와 장시간 근무, 짧은 근속기간 등 악조건 속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탈북자들 역시 돈이 없어 병원을 못 가고, 집을 방문해 보면 숟가락도 없어 밥을 못 먹는 현실”이라며 돕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렇게 25년간 이 위원장이 탈북자 및 다문화 가정을 도우면서 받은 감사장만 수십 장에 달하지만, 정작 본인은 ‘봉사’라는 단어와 감사장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겸손한 마음을 보였다.

“봉사라는 말이 저에겐 어울리는 않고 잘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그저 제 스스로 즐겁고, 고마워서 돕게 됐고, 제2의 고향과 다름없는 남양주에서 다양한 분을 만나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처우환경 개선에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의 깊은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탈북자의 경우 임대아파트가 제공되지만, 이들 중 95%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강조하며 “새 희망을 찾아 목숨을 담보로 걸고 넘어온 탈북자들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같은 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한국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모두가 한민족이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는 시와 경찰서 등과 연계해 탈북자, 다문화 가정 만을 위한 취업박람회를 실시해 그들의 취업을 돕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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