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대평리서 2기 발굴
양평지역에서 중부지역 최대 규모의 신라 고분(봉토석실묘:돌로 널을 안치하는 방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아 올려 조성한 무덤) 2기가 발굴돼 학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문화재청과 양평군, (재)중부고고학연구소 등에 따르면 향토사학계가 30여년 전부터 신라 고분들이 매장됐다는 의견을 수용, 지난 9월 초순부터 양평군 지평면 대평리 대평저수지 북쪽 야산 남쪽 능선 정상부인 산23의1 일원에 대해 발굴작업을 진행한 결과, 신라시대로 추정되는 대형 봉토석실묘 형식의 고분 2기(윗쪽 고분이 1호분, 아래쪽 고분은 2호분)가 발굴됐다.
고분들은 외호석(바깥에 두르는 비석 형태의 바위)과 내호석(안쪽을 두르는 비석 형태의 바위), 연도(道: 무덤으로 통하는 굴길ㆍ일명 널길), 석실(石室: 시신을 안치하기 위해 돌이나 벽돌 등으로 쌓아 만든 방), 시상대(屍床臺: 관을 올려놓는 공간) 등으로 조성됐으며 석실은 ‘ㄱ’자 형태로 오른쪽으로 꺾여져 있다.
고분의 규모는 1호분의 경우 능선 상부에 위치하고 봉토의 규모는 지름 12.1m(외호석 지름 18.3m), 높이 4.2m 등으로 봉토 북쪽 상부에는 도굴했을 가능성이 있는 갱(坑: 토목공사를 위해 땅속에 뚫어 놓은 길)이 뚫려 있지만 석실의 구조는 매우 양호하게 남아 있다.
2호분은 봉토의 규모가 지름 19.3m(외호석 지름 26.5m), 높이 4.7m 정도이다.
남북방향으로 50여m 떨어져 있는 고분 2기는 지금까지 충북 충주와 경기 여주 매룡리 및 용인 보정리 등 중부지방에서 발굴된 신라고분들보다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유물들은 윗쪽에 위치한 1호분에서 토기의 우각형 파수(牛角形 把手: 쇠뿔 손잡이) 1점을 제외하고는 도굴로 인해 아직까지 한점도 발굴되지 않
고 2호분에선 발굴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축조방식과 석실의 구조 등을 감안하면 이 고분들은 신라 후반기인 6세기 중·후엽에 축조된 횡혈식(橫穴式: 석재를 이용해 널을 안치하는 방을 만들고 널방 벽의 한쪽에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를 만든 방식)으로 분석되며 고분에 묻힌 인물은 이 지역 일대를 통치하던 지방 호족의 수장이나, 경주에서 파견된 최고위급의 지방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발굴작업을 진행한 중부고고학연구소 관계자는 “대평리 신라고분은 규모로는 (외호석 지름을 포함) 지금까지 발굴된 고분들 가운데 가장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이미 오래전에 도굴돼 유물들이 거의 발굴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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