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에 의한, 이정재를 위한 영화… 빅매치

고강도 격투기·탄탄한 근육질 몸매 
‘불혹’에 뛰어든 이정재표 액션… 몰입도·완성도 높은 ‘보는 영화’

‘충무로의 블루칩’ 배우 이정재의 첫 액션영화다. 배창호 감독의 ‘흑수선’(2001),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2012),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2013) 등 비슷한 장르의 느와르나 스릴러 영화를 선보이긴 했지만, 웃통(?)까지 벗어던지고 액션에 뛰어든 영화는 처음이다.

영화 ‘빅매치’는 이정재에 의한, 이정재를 위한 영화다. 불혹의 나이임에도 액션에는 어색함이 없다. 그만큼 개인으로서도, 영화 전체로서도 싱크로율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극중 격투기 선수로 나오는 이정재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5개월간 복싱과, 레슬링 등 다양한 격투기 동작을 익혔다. 또 오전, 오후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병행하며 7kg을 증량,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드는 노력을 보였다.

여기에 한국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연 영화 ‘아저씨’(2010)의 무술을 맡은 박정률 무술감독의 호쾌한 액션과 치밀한 동선으로 ‘보는 영화’로서의 타격감을 더한다.

설정의 한계는 기술로 극복했다. 정교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액션영화 중 처음으로 모션캡쳐 기술을 사용했다. 프리와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모션캡처 프리비주얼’로 콘티를 제작, 액션 동작의 정밀함을 높였다.

 

액션의 완성도가 높은 만큼, 서사는 단순하다. 영화 ‘빅매치’는 서울 도심을 무대로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 分)로부터 납치된 형 ‘최영호’(이성민 分)를 구하기 위한 동생 ‘최익호’(이정재 分)의 분투기다. 영화는 이종격투기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익호의 시선에서 시작한다.

뛰어난 격투기 기술과 빼어난 몸매, 화려한 쇼맨십까지 모든 것을 갖춘 익호는 유례없는 인기로 이종격투기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 모든 원동력은 바로 형 영호. 하지만 영호는 갑자기 사라지고 이를 찾아 경찰이 들이닥친다. 졸지에 익호는 영호의 살해 용의자로 몰리고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경찰서 철창에서 의문의 남자에게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묘한 웃음을 흘리는 에이스. 영호를 자신이 데리고 있다고 말하는 에이스는 익호에게 피할 수 없는 미션을 제안하며 한판 대결을 건다.

독특한 것은 전개방식이다. 형을 찾기 위해 한단계 한단계 나아가는 과정이 ‘아케이드 게임’의 그것과 흡사하다. 베일에 싸인 악당 ‘에이스’가 지시하는 내용에 따라 미션이 주어지고, 최익호는 이를 완수한다. 때문에 오락적 요소는 충분하다.

악인으로 분한 신하균의 광기어린 연기를 보는 것도 새롭다. 악당 역할이 처음은 아니지만, 섬뜩한 미소와 기묘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15세 관람가 등급.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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