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사부가(思父歌)

아비 조기 아들 조기

한 데 묶여서 한 두릅

애비 북어 자식 북어

한 데 엮여서 한 쾌

한 두릅 한 쾌 천형이고말고

하고 많은 인연 중에 부모 자식 된 인연

한 두릅 한 쾌로 꿰여버린 천형

그 천형 겨워 노래를 하네

아비 두고 나가 세상에서 먹던 밥

채워도 채워도 허공밖에 안 담기는

찌그러진 양재기 흣질한 삶

노환의 아비 쥐어짜는 통증마다

내 간에 쑥쑥 대못 박히던 밤

아버지 가시는 곳 따라가자 하나

머루눈 말똥이는 처자식 곁에 있어

천형의 끈 끊지도 못하고 풀지도 못하고

내 가슴 두들겨서 북소리를 내며

내 몸 긁어서 해금소리를 내며

울음을 우는 대신 노래를 하네

저승사자 울려 돌려보내렸네

 

서춘자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아주대 대학원 졸업

<수원문학> 신인상

현재 수원문협 이사

한국문협 회원

<님이신가 아니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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