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306보충대 해체 신고합니다… 62년만에 역사 속으로

내일 2천여명 ‘마지막 입영식’
 지역상권 뿌리채 흔들 우려 속 주민들 장병·가족에 ‘茶 대접’

의정부 용현동 소재 306 보충대가 오는 23일 입영식을 끝으로 62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군이 국방개혁의 하나로 추진하는 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해체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306 보충대는 23일 오후 2시 장병 2천명의 입영식을 갖고 자대에 배치하는 것으로 임무를 다한다.

안병용 시장을 비롯한 의정부시청 공무원과 송산 1동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306 보충대 입구에서 따뜻한 차 한잔으로 입영하는 장병과 가족들을 맞는다.

생계터전을 잃을 주변 식당들도 착잡한 가운데서도 마지막 입영장병과 가족들을 위해 어느 때보다 정성껏 음식을 만들 예정이다.

한 음식점 주인은 “평일에는 썰렁했다가도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입영 장병이 입대하는 2시까진 일대가 차량과 인파로 붐볐는데 다신 이같은 광경은 볼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306 보충대와 의정부는 56년의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1952년 부산 동래에서 제2보충대 5 보충중대로 창설돼 1958년 의정부 호원동으로 옮겨오고서 1989년 지금의 자리로 왔다.

연간 8만명의 장병이 1년 52주 중 4주를 제외한 48주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입소하면서 가족과 친구 등 해마다 50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이 숙식, 교통비 등으로 연간 100억대의 돈을 쓰면서 지역경제에도 큰 보탬이 됐다.

306 보충대가 사라지면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상인들은 그동안 정부에 대책을 호소해왔으나 별다른 방안이 나오지 않자 지금은 각자 살 궁리를 찾고 있다.

군은 다만 306 보충대 17만2천㎡와 인접한 부대부지 등 20만9천㎡의 개발방안을 마련해 의정부시가 매수를 희망하면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내년 중 개발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해 개발방향 등을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김태현씨(29·전주)는 “전주에서 새벽에 올라와 군복을 지급받고 두려움 속에 뜬 눈으로 지샌 의정부 306 보충대 첫날밤을 잊을 수 없다. 사라진다니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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