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마유·동서로 교차 지하차도 ‘위험천만 시공’

기존도로 높이 공사 언덕 발생

교차로 시야 방해 사고위험

운전자 “안전외면 졸속추진”

수공 “경사 심해 어쩔수 없어”

전문가들 “평탄로 시공 외면”

한국수자원공사가 마유로(시흥공단~동서로)와 39호선 우회도로(시흥시청~신천동)를 잇는 길이 약 460m의 광역대로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동서로와 만나는 교차로의 지하차도를 기존도로 높이로 높게 시공하면서 언덕이 발생, 운전자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29일 시흥시와 수공에 따르면 수공은 시화MTV 완공으로 입주와 함께 늘어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광역대로 신설공사를 추진, 기존 마유로와 동서로의 교차지점에 지하차도를 건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공은 긴 내리막길로 시공된 마유로에 지하차도를 설치하면 더 낮은 경사면이 생겨 교통장애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기존 도로와 같은 높이로 교차로 지하차도 시공을 추진했다.

하지만 교차로 지하차도가 기존도로 높이로 높게 설치되면서 이곳을 가로질러 통과해야 하는 동서로 이용 차량들에게는 5m 높이의 언덕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같이 발생한 언덕 시작점과 교차로까지의 거리가 10여m에 불과, 시야확보가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동서로 상의 운전자들은 교차로의 교통상황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주행해야 해 사고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트럭운전자 A씨(49)는 “교차로 지하차도가 평면도로와 같은 높이로 시공됐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한쪽 도로 교통량만 고민한 전형적인 졸속 시공으로 사고위험만 높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높은 지하차도 공사는 시흥시의 우천시 지하차도 자연배수와 수공의 공사비 절감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졸속 시공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설계 당시 마유로에서 교차로까지 경사가 심해 부득히 지하차도를 높게 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설계당시 시흥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하차도의 자연배수를 고려한 것은 맞지만, 마유로의 급경사도 생각해 결정했다”며 “동서로의 지하차도 시공방법은 향후 월동지구 교차로 설치와 맞물려 안전을 고려해 배제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 도로전문건설업체는 내리막길인 마유로 방향에 지하차도를 설치할 것이 아니라, 동서로 방향에 지하차도를 설치하고 마유로 도로 경사면을 성토하면 양방향 모두 평탄한 길로 통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놔 주목된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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