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제도 국민 만족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건보제도에 대한 국민만족도는 69.1점으로 2008년 56.7점보다 향상, 국민 10명 중 7명은 건보제도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보장성의 만족도는 2.4점(49.2→5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민들은 건강보험이 보장하고 있지 않은 진료항목이 많고, 입원 및 의약품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크다는 점에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지속돼 왔지만 인구노령화, 소득수준 확대, 만성질환자 증가 등으로 의료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국민들이 더 많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는 4대 중증질환 등 2015년에 보장성이 강화되는 건강보험 급여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그 내용으로 1월부터 청성뇌간이식술 등 5개 항목의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고 2월부터는 수술을 받지 않았으나 중증인 심장뇌혈관질환자도 본인부담률을 경감 받는 산정특례가 적용된다.
또 선택진료비는 8월부터 선택진료의사 비율을 현행 80%에서 65%로 낮추며, 9월부터는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의 경우 일반병상 확보 의무를 현행 50%에서 70%까지 강화할 예정이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62.5%로 OECD 국가 평균 80%에 많이 못 미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0%를 기록한 이후 2010년 63.6%, 2011년 63.0%, 2012년 62.5%로 3년째 하락세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 보장률이 낮은 이유는 지금까지 저부담, 저급여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고액 의료비로 국가와 서민 경제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확대되어야 하며 정부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는 보험 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재정은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1년 6천8억원, 2012년 3조 157억원, 2013년 3조6천446억원, 2014년 10조의 흑자를 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경기침체로 국민들이 병원을 찾지 않아 발생된 왜곡된 현상이다. 하지만 보장성이 강화되면 4대 중증질환자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이 추가 부담하는 금액만 올해 약 7천억원에 달하는데 당기수지는 2016년 1조4천697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저부담에서 적정부담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보험료 부과체계로 개편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보험료 외 건강증진 관련 기금, 국고지원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국민 건강과 재정 안정화를 위해 예방적 건강 증진·관리 활동도 병행돼야 하겠다.
건강보험 보장성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수준은 글머리에서 제시해 놓았다. 62.5%나 80%라는 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더욱 확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비용 부담에 대한 고민을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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