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독일에서 배우는 일자리 미스매칭 해법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고용난은 비단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다. 최근까지도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하여 구직난과 인력난의 동시 발생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와 연구결과는 많았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일자리가 삶의 기초적 조건이란 명제는 부정할 수 없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한 해결방안을 정확한 일자리 수요예측과 직업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찾아가는 것을 고민해 봐야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청년실업 해결과 실무형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한 직업교육혁신을 위해 독일 정부와 교류를 시작했다. 독일에서 잘 정착되어 운영하고 있는 ‘일·학습 병행제’를 한국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하고자 한 기획이다.

독일의 직업훈련과 고졸고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는 대졸자 고용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독일의 기업들은 근로자의 임금을 낮추지 않고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자국 청년들을 뛰어난 기술인력으로 키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일·학습 병행제’로 보통 15~18세 정도면 학교에 다니며 회사에서 기술 교육을 받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을 보이는 반면, 그 대졸 인재들을 소화할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고 청년인력의 기술력과 전문화도 떨어진다.

정확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국가 인력운영 정책을 구축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다. 인력양성과 교육, 일자리 정책이 지역과 산업이 요구하는 실질적인 수요와 결합되지 않고 일방적인 양산 교육, 대학교육으로의 쏠림현상이 지금 인력의 미스매칭의 결과 중 하나이다.

독일의 경우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직업교육 정책이 잘 운영되니 학생들이 어렸을 적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산업계에 몸담을 수 있다. 본인의 전문성과 기술력은 향후 다양한 교육을 통해 성장할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정부의 청년고용률 확대 노력으로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직업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일자리 수요조사와 교육 제공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인천지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공급훈련의 70%가 서비스분야에 집중되어 있었고 제조업 분야 기술훈련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현시점에도 인력양성훈련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예산을 배정하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하여 구직자와 기업 간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는 지역·산업계에 필요한 인재를 수요조사하고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관계기관에 배정·운영하고 있다.

또한 독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된 ‘일ㆍ학습 병행제’를 지역과 기업 여건에 맞게 운영할 계획에 있다. 이 제도가 잘 운영될 경우, 실질적인 사람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며 추후 현장 중심 직업훈련제도를 통해 우수한 기능인력이 산업계에서 선순환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존 근로자들의 직무 능력 향상,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문화, 정확한 산업인력 수요를 예측해서 교육하는 제도가 마련되도록 관계기관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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