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안전 강화’… 제기능 못하는 컨트롤타워

[세월호 1주기 당신은 안전하십니까] 3. 학교안전은 제자리

세월호 참사로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희생되자 충격에 휩싸인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안전정책’을 확 뜯어고쳤지만 곳곳에 허점이 발생, 학생 불안은 여전한 실정이다.

도교육청은 사고 후 재난·안전관리 체계 구축, 교육 및 훈련 내실화, 교육환경 안전인프라 마련, 재난·안전대책 마련 등 4개 분야 62개 실천과제 등을 담은 ‘학교안전관리 종합계획’을 수립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조직개편을 통해 안전업무를 총괄하는 ‘안전지원국’을 북부청사에 신설하고 산하에 학생안전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7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안전지원국을 이끌 외부전문가를 영입하지 못한데다 학생안전상황실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오후 2시께 도교육청 북부청사 5층 학생안전상황실에는 4명(사회복무요원 1명 포함)의 직원이 사고사례 수집전파, 학생 안전상황 전파·공유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경기지역 4천400여개 학교의 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인원이었다. 이런 탓에 일선 학교의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17일 수원 A중 특수학급 학생들이 사회적응교육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중 교통사고가 발생, 장애학생 13명과 인솔교사 4명 등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상황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상황실 관계자는 “해당사고에 대한 전화를 받긴 했지만 언제, 누구에게 받았는지 정식 문서로 기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상황실은 아무 역할도 못했으며 교육당국의 엉망대처에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안전관리 종합계획’ 내 학교생활 안전수칙 역시 일선 학교에서 외면, 학생들은 안전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8일 오후 2시20분께 수원 S중학교 운동장. 모두 5학급의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하고 있었다.

학교생활 안전수칙에 따르면 교사들은 지나친 경쟁으로 생길 수 있는 반칙행위 및 무리한 활동을 금지·지도해야 하지만, 축구를 하던 10여명의 학생들이 골대 안에 뒤엉켜 있음에도,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또 축구를 하던 한 학생이 친구와 부딪혀 운동장에 쓰러졌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 역시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운동장에 교사가 나가 있었지만, 작은 운동장에서 여러 학급이 운동을 하다보니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며 “안전한 체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 현장에서는 불과 1년 전 발생한 세월호의 교훈이 쉽게 잊혀지고 있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속적인 계도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의 신속한 안전사고 상황 보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학교에서 학교안전관리 종합계획을 잘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철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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