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감사관 “공정·신뢰성 의문” 市, 작품심사 서류 등 분석작업 전면 감사로 의혹 규명 돌입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사업 설계공모 심사위원장인 정대유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장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성지건축사(성지) 관계자와 골프를 쳐 말썽(본보 28일 자 1면)을 빚는 가운데 1차 심사에서 성지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종합건설본부는 지난 27일 설계공모에 응모한 9개 업체를 대상으로 1차 심사한 결과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희림종합건축,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포스A&A 등 5개 업체가 통과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되고 있는 성지와 함께 공모에 참여한 건원 컨소시엄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심사방식은 채점제가 원칙이지만 이날 심사는 심사위원 전원 동의를 얻어 투표제로 변경했다. 채점제는 2차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심사결과 건원 컨소시엄은 참석 심사위원 8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 1위를 차지했다. 희림 컨소시엄은 7표로 2위, 포스A&A와 행림 컨소시엄은 각각 6표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신규철 인천시 시민감사관은 “부적절한 의혹이 불거진 업체가 1위가 됐다는 것은 공정성과 신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다. 2차 심사대상으로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인천시 감사관실에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날 전면 감사에 착수, 정 본부장의 연가 사용 패턴을 비롯한 전반적인 근무 형태와 주변 직원의 평가 등 전 방위적인 사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 감사관실은 종합건설본부 현장점검에 나서 1차 작품심사 서류를 확보하는 등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1차 심사에서 건원 컨소시엄이 9개 응모 업체 가운데 1위로 통과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설계공모 공고상에는 정 심사위원장이 ‘채점 등 심사의결권이 없음’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또 한 주의 업무를 정리하고, 다음 주 업무를 준비해야 하는 기관장의 책무 특성상 주말인 금요일에는 가급적 연가를 내지 않는 관례임에도 업체 관계자와 부적절한 골프를 치게 된 경위도 조사하기로 했다. 정중석 시 감사관은 “혹시라도 억울한 일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공정하게 자료를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다른 일정이 있어 연가를 냈다가 갑자기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 골프를 치게 됐다”며 “규정상 심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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