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철쭉대축제의 ‘분홍색 조끼’ 그들은 군포 공무원이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군포 양지공원 일대 동산은 봄기운에 젖은 형형색색에 알록달록한 철축축제가 한창이었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철쭉을 찾아 군포시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들까지 몰리며 일대는 자연과 인간이 한껏 어우러진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하지만 이런 장관을 더욱 빛낸 이들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철쭉 길을 따라 걷던 기자의 귓등에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민들을 위해 정말 공무원들 고생들 많이 하시네요”라는 말이었다. ‘공무원이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평소의 생각에 흘려보내려는 찰나 두눈에는 또다른 장관이 들어오고 있었다.

쓰레기를 줍고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안전시설물을 점검하고 하는 모양새가 청소부와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청소부가 아닌 군포시청 공무원들었다. 분홍색 조끼를 걸친 이는 모두 600여명. ‘2015 철쭉대축제’를 맞아 군포시 공무원 스스로가 자원봉사자를 모집했고 이에 동참한 이들이었다.

한참을 꽃구경에 빠져있던 중년의 한 부부는 쓰레기 집게를 쥐고 있던 한 공무원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아이들은 잘 크고 있나. 연휴인데 아이들과 쉬지도 못하고 고생이 많네”하고 웃음으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 자원봉사 공무원들의 행사장 정리는 무려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공무원들의 뒷정리는 행사가 마감돼서도 계속됐다.

지난 9일 ‘군포시민 수릿길 가족나들이’ 행사장에서는 조용히 쓰레기를 줍고 있는 이남구 자치행정팀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단지 공무원이라서도 아닐 것이다.

그들 역시 군포시민이자 군포시민의 가족이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군포시는 ‘가족이 행복한 도시’가 맞나 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공무원이 시민과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이 더욱 친밀하고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봐 주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이번 철쭉축제를 기점으로 꽃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공무원과 시민의 ‘허그’가 계속되는 군포시의 모습을 바라본다.

군포=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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