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거실 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휘황찬란한 인천지역에 반해 한 평생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토박이로 칠흑같이 어둡기만 한 시흥지역을 바라보면 쓰린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그린벨트’라는 공익적 미명 하에 아무런 보상 없이 일방적인 희생과 고통만을 강요 받으며 지난 40년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살아왔는데, 시흥시는 지난 2012년 일방적인 갯골에 대한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이어 최근 또 다시 주민의 의견수렴 없이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람사르 습지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습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람사르 협회가 지정, 등록하여 보호하는 습지로 세계적인 보호 습지로 지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시흥시민의 한 사람으로 해당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주민으로 일방적인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시흥시에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첫째,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면 현재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는 한강 ‘밤섬’ 주변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주변지역 개발에 대한 행위제한 범위가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른 토지거래 감소와 지가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린벨트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역 개발 및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람사르 습지 등록이 이뤄질 경우 이중삼중 규제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가속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개발계획은 뒤로한 일방적인 람사르 습지 등록 추진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둘째, 지난 2012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당시 해양수산부와 시흥시는 추가적인 보호지역 지정은 없을 것이며, 인근 토지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습지보호지역 주변 토지에 대한 국가적 또는 민간적 차원의 개발계획에 대한 긍정적 방향으로서 정책결정과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지 않도록 상호 협력하고 사전 협의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지역주민에게는 한마디의 사전 협의 없이 람사르 습지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시흥시의 의도는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셋째, 시흥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에 걸쳐 수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시흥 갯골습지보호지역에 대한 생태계 정밀조사를 진행해 얼마 전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주민들이 조사 진행 중인 올해 1월 초 합동조사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을 배제한 조사가 진행되었고, 최초 조사 과업이갯골 생태공원 주변의 환경 조사를 통해 람사르 습지 등록의 타당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음에도 주민 설명회장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시흥 갯골은 인접한 생태공원이 과거 임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22만톤의 쓰레기가 매립되어 있고, 현재까지도 침출수가갯골로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2010년 지역주민들이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에서도 시흥 갯벌은 오염이 진행되어 습지로서의 지정가치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조사결과 보고서에도 전혀 언급이 되어 있지 않는 등 과연 시흥 갯골에 대해 관리가 먼저인지 대책 없는 람사르 등록 추진이 먼저인지 묻고 싶다.
무조건적인 개발제한이 환경보호는 아니다. 인근 일본의 경우만 해도 일본 전역에 총 46개소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이 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점은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전제한 환경 보호라는 점이다. 주거와 산업시설, 공원, 스포츠파크 등이 둘러싸여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반한 습지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사례를 봤을 때 과연 시흥시의 일방적인 람사르 습지 등록 추진이 과연 보호해야 할 환경을 위한 것인지, 치적을 위한 시정의 일부인지 시흥시민의 한 사람으로다시 한번 묻고 싶다.
추호선 시흥갯골 습지지정 철회 대책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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