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며칠 전부터 열이나고 기침을 하는데, 혹시 메르스 아닌가요?”
17일 광명시보건소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직원들이 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직원들은 수화기 너머로 “발열이 있나요?”, “어느 병원에 다녀왔나요?” 등을 물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문의전화는 방역소독 요구 등 메르스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광명지역은 다행히도 아직까지 메르스 판정 환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인근 지역인 부천시와 안양, 시흥, 서울 금천ㆍ양천구와 인접해 있어 보건소 직원들은 긴장속에 문의전화와 밤샘근무로 지쳐가고 있다.
특히 최근 광명역에서 KTX 이용객이 확진환자로 판명된 후 지난 14일 부산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르스 방어선이 뚫리지 않았냐는 우려속에 문의전화가 1일 평균 100여통 이상 쏟아지고 있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보건소는 KTX광명역 매표창구 직원을 격리조치한 후 밀착 관리하고 있다.
현재 가택 격리 중인 매표창구 직원은 체온 등 모두 정상 상태이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17일 격리 해제 조치됐다고 보건소는 밝혔다.
광명보건소 한 직원은 “시민들이 광명인근 지역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속출하자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메르스 감염을 걱정하는 문의전화가 늘어나고 있고, 보건소 모든 직원들이 피곤하고 지쳐 있지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버텨내고 있다”고 했다.
보건소는 부족한 인원에 지난 1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피로 누적도 상당하다.
직원들은 일과시간 오후 6시 이후에도 오전 9시까지 직원들이 남아 밤샘 근무와 주말·휴일까지 반납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를 하고 있다.
또 직원들은 지친 몸과 마음보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가장 큰 적으로 꼽는다. 직원들은 출퇴근 경계가 없어진 업무시간에다 매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특히 메르스 의심자가 발생해 검사에 들어가면 “양성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태산같다고 전한다.
이현숙 보건소장은 “일상생활하면서 건강을 유지하시는 시민들께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시민들이 메르스 확산 여부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심신이 피곤하지만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명=김병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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