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공사로 지하수 말라… 마실 물도 없다”

의정부 귀락마을 주민들, 급수차로 물받아 생활
시공사 “최악의 가뭄 때문… 공사와 관계 없어”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지하터널공사 의정부 구간내 40여 가구 주민들이 터널공사로 수맥이 끊어지면서 지하수가 고갈,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지하수 고갈은 40여년 만의 가뭄 때문으로, 마을 곳곳에 관정을 뚫는 등 조치를 취한 만큼 주민들의 주장을 100%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1일 의정부시와 귀락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시공사인 (주)대우건설과 (주)위본건설은 오는 201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2012년 6월부터 의정부 자양동 귀락마을 일대를 지나는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제5공구 5.3㎞ 구간의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귀락 마을을 가로지르는 지하터널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이후부터 지하수 수압이 크게 떨어지면서 물이 잘 나오지 않아 지하수를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시공사 측은 식수난이 가장 심각한 마을 3곳에 관정을 뚫었지만 마을 곳곳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가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 찾아가본 귀락마을 주민들은 조금씩 약하게 나오는 지하수를 열심히 물탱크와 식수통 등에 받고 있었다. 일부 가구는 지난 3월부터 지하수가 아예 끊겨 시 급수차로 1주일에 2차례씩 물을 공급받고 있다.

5대째 귀락마을에서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100여년 간 단 한 차례도 이같은 일이 없었다”며 “공사로 인한 것으로 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지하수 부족이 공사 때문이 아니라 최악의 가뭄으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공사 측은 5곳에 추가로 지하수 관정을 설치해주는 대신 더는 물과 관련한 민원을 제기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위본건설 관계자는 “지하터널 공사를 위해 판 땅의 깊이가 불과 10여m 정도밖에 안 되는 만큼 수맥을 건드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계속된 주민들의 민원을 모두 시공사가 해결하긴 어려운 실정이다”고 밝혔다.

의정부=김동일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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