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방치된 채비지, 쓰레기장·우범지대 전락

안양시, 지난 90년 구획정리 후 매수자 없다는 이유로 나몰라라
군포시, 체육시설 부지 활용 요청

▲ 군포시 당동 일대 안양시 소유의 채비지가 쓰레기와 벽돌 등이 나뒹군 채 방치돼 있다. 김성훈기자

안양시가 80년대 군포시 지역의 토지에 대해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펼치면서 남겨둔 채비지(사업시행자가 사업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확보한 토지의 일부)를 수십년째 관리하지 않아 도시환경저해는 물론이고 우범지역으로 변해가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주민들은 채비지의 소유주인 안양시가 수십년간 매수자가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것보다는 체육시설이라도 설치해 줄 것을 요구, 안양시의 수용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일 안양시와 군포시 당동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후반 안양시가 주관해 안양8지구(당시 시흥군 남면 일대, 현재 군포시 당동·금정동 일대)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진행하면서 당동 774-6번지 236㎡규모의 토지를 채비지로 만들어 1990년 10월28일 안양시 소유로 구획정리를 완료했다.

당시 이 채비지에는 목조주택 건축물이 있었으나 10여년 전부터는 벽돌 벽 일부만 남아 있고 토지에는 잡초와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다. 더구나 관리가 안되면서 인근 불량학생들이 아지트로 사용,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당정동 한 주민은 “지난주에도 중학생들이 한 학생을 데리고 와 돈을 뺏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목격했다”며 “저녁이 되면 가로등조차 없어 지역이 우범화되고 있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또한 이 채비지를 관리하는 통장은 “수년 전까지는 그나마 청소를 해가며 관리를 했으나, 지난해부터는 불량청소년들이 들락거려 무서워서 손을 놓은 상태”라며 “땅의 소유주인 안양시에 쓰레기 청소와 더불어 매각할 때까지라도 체육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취재 중 현장을 방문한 안양시 관계자는 “군포시뿐만 아니라 안양시에도 채비지가 많지만, 예산이 없는 만큼 최대한 빨리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체육시설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노력하겠으며, 빠른시일 내에 청소부터 해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포시 관계자는 “안양시가 해당부지에 체육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면 매각할 때까지 깨끗하게 관리를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포=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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