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산 절벽에 누워있는 프로메테우스를 보라
아득한 벼랑 끝에 누워있는 삶을 보라
꼼짝 못하게 포박되어, 독수리에게 간을 내주고 있는
사랑의 포로를 보라
옆구리를 쪼아 간을 꺼내 먹는, 날카로운 부리에 맞선
프로메테우스의 눈을 보라
고통에 주눅 들지 않고, 죽음에 떨지도 않은
응시의 눈매를 보라
사랑과 열정으로 뭉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인간을 사랑한 죄로
인간에게 생명의 불을 선물하고 싶었단다.
제우스의 벼락에서 불씨를 훔친 죄로
극한적인 고통을 견뎌야 하는 프로메테우스.
그가 보여주는 메시지를 보라
극한의 상황에서 보여주는 생명을 보라
절체절명의 고독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투지를 보라
불이 생명인 것처럼, 간도 생명인 것을....
밤마다 다시 살아나는, 싱싱하게 되살아나는 생명인 것을,
고통의 크기만큼 싱싱해지는 간을 보라.
사랑은 두려움을 모르는 열정인 것을 보라
언제나 새로운 세상은 고통 너머에서 오고 있음을 보라.
그렇게 고통과 재생의 반복이
우리 삶인 것을 보라.
고두석
전남 장흥 출생, <문예한국> 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하시조문학회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사무총장 역임. 문예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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