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행적에 존속여부 논란 군포시 ‘이무영 작품비’ 철거

▲ 군포시는 산본2동 능안공원에 설치된 친일작가 이무영 작품비를 철거했다고 22일 밝혔다.  친일작가 이무영 단죄비 설치 시민추진위원회 제공

군포시가 산본2동 능안공원에 위치한 친일작가 ‘이무영 작품비’를 22일 철거했다.

이무영 작품비는 지난 1999년 세워진 것으로, 1997년부터 지역 언론과 문학계에서 “군포에서 활동한 유명 문인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겨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며, 지역문화의 발전을 꾀하자”는 제안을 지속해 설치됐다.

이무영 작가는 1954년 ‘농민’이라는 장편소설을 발표해 당시 대표적 농민문학가로만 널리 알려졌었고, 생가 소재지인 충북 음성군은 1985년 이무영 작품비를 이미 건립했을 뿐만 아니라 1994년부터 D언론사의 후원을 받아 매년 ‘무영제’를 개최하던 상황이어서 시민사회의 제안은 당위성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 11월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이무영 작가가 등재되면서 ‘이무영 작품비’의 존속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 꾸준한 문학 활동을 통해 일본의 식민정책을 선전하면서 일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시가 친일작가를 위한 문학비를 세웠다”거나 “이무영 작가가 친일인사임을 알고도 작품비를 건립했다”는 등의 근거없는 비판이 제기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그러자 시는 지역 문학계 인사들이나 지역 언론들의 의견을 수렴, 철거를 단행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는 지역 문학계 인사들이나 지역 언론과의 의견 교환이 선행됐으며, 이무영 작가의 친일행적 논란 이후 ‘관리되지 않은 작품비로 인해 공원 미관이 저해된다’고 제기됐던 민원까지 함께 해결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군포=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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