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생 외치던 부천시, 의자수리까지 관외업체에 맡겨

상반기 물품 구매·수의계약 말로만 상생, 지역업체 외면
市 “공정하게 구매토록 개선”

“도서관 열람 의자 수리, 퇴직 공무원 격려품, 폐건전지 수거함 등 이런 것까지 관내 기업이 아닌 다른 지역 업체들과 계약한다니 말이 됩니까?”

부천시가 관내 기업을 우선 한다면서도 정작 수의계약 물품구매에 있어서는 지역업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시의 올 상반기 소액 물품구매(200만~2천만원, 일반ㆍ제한ㆍ수의계약 등) 내역에 따르면 관내 업체에서 총 201건(13억8천400만원)을 구매한 반면 관외업체에서는 43건 더 많은 17억200만원(총 244건)을 사들였다.

지난 2월 ‘상동도서관 열람실 의자 수리’는 지역 업체도 수리능력이 있음에도 김포시 업체에 수의계약 200여만원에 맡겼다. 지난 3월 퇴직공무원 격려품(스카프, 360여만원)과 폐건전지 수거함(380여만원) 도 각각 김포시와 부산시 업체에서 구입했다.

이밖에도 시민유공자 표창패 제작(257만여원), 무릉도원 수목원 표찰제작기(1천18만여원), 원미도서관 책상 및 의자(777만여원), 국제교류 추진 기념품(넥타이, 275만원), 자동압축기결속기 수리(274만여원), 부천연꽃단지 모종(325만원), 성동도서관(4개관) 핸드폰 충전기(248만여원) 등 충분히 지역 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들도 타 지역 업체들에게 샀다.

2천만원 이상 고액물품 구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200만원 이상 10억 이하의 관외업체 (고액)물품계약 실적이 총 417건(161억 4천만원, 일반 325건ㆍ제한10건ㆍ수의 81건 등)에 달하고 있다.

2천만원 이상의 1인 수의계약으로 구매한 쓰레기종량제봉투 이차원바코드는 지난 1월, 4월, 6월 등 총 3차례 걸쳐 2인 이상 참가하지 않고 2회 유찰됐다는 이유로 외지업체에 낙찰됐으며, 1인 수의계약으로 지난 1월 부천문화원 신축공사 관급자재로 구매한 ‘레미탈(2천7만여원)’은 관내 소상공인 업체가 제한경쟁입찰로 충분히 계약할 수 있었음에도 외지 업체를 선택했다.

시의회 서원호 의원은 “지역소상공인들을 외면하고 타지역 물품을 구매하는 등 세수확보에 역행하는 구매형태가 많다”며 “앞으로 있을 행정사무감사에 대비, 경쟁입찰에 위배되는 구매현황을 면밀히 살펴 부실계약 형태를 철저히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물품구입을)관내업체를 이용하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관외업체와 계약 땐 반드시 미사용 사유서를 첨부토록 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정하게 구매토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천=최대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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