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가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갖고 직급별 승진 예정자 43명에 대한 명단과 인사일정 등을 사전예고하자 청사 안팎에서는 적잖이 ‘설왕설래’다.
공직 일부에서는 ‘언제는 인사기준과 원칙이 있었느냐, 그나물에 그밥이겠지’, ‘외부에서 누가 누구를 민다’느니, 특정인ㆍ특정지역에서 ‘누구를 밀고 있다’ 등의 부적절함과 파벌 등을 조장하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쏟아졌다.
물론, 하남시뿐만 아니라 다른 일선 지자체도 인사 불만은 늘 있어 왔다.
공직사회의 인사시스템은 (승진대상자) 4배수에서 1명을 낙점(落點)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나머지 3명은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 당연시 돼 왔다.
그러나 이번 시의 승진예정자의 면면을 보면 종전과는 달리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공직내부에 만연한 연공서열을 과감히 타파하고 능력위주의 인사를 단행한데다 종전 행정직 위주의 승진인사 관행을 버리고 기술직렬을 크게 배려했다는 점이다.
실제, 시는 5급 승진예정자 9명 중 4명을 시설직(2명)과 사회복지직, 보건직에 안배했다. 또, 6급 승진인사 역시 직렬을 배려했다는 평가가 많다.
일선 지자체의 대부분 공직인사가 연공서열에다 행정직 위주의 승진인사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달라도 많이 다르다. 그래서인지 정작 시가 나팔(?)을 불자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는 예전과 달리, 확연히 사그라들었다.
고무적인 일이다. 혁신적인 인사에 갈채를 보낸다. 예부터 사람을 잘 골라 써야 모든 일이 제대로 이뤄진다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다. 또, 인사를 앞두고는 항상 ‘적재적소(適材適所)’의 단어가 단골메뉴처럼 등장했다.
동그라미가 들어갈 자리에 네모꼴을 집어넣으면 그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턱이 없다. 모든 집단과 조직은 사람이 움직이게 돼 있다. 잘 움직일 사람을 뽑아야 그 조직이 발전하게 됨은 극히 자명한 일이다.
이참에 인사가 만사니, 적재적소니 하는 용어들이 일회용 면피성이 아닌 단골메뉴로 항상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하남=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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