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女종사자 ‘복지실종’

인발연,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5.9% “육아휴직 사용 못했다”

52.2%만 출산휴가… 사직 부채질 주범

인천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여성종사자 대부분이 육아휴직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는 출산휴가 3개월조차 쓰지 못해 출산 후 절반 이상이 일을 그만두는 실정이다.

3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발전연구원은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279명(여성 2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 결과 여성종사자의 85.9%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육아휴직을 했더라도 2개월 9%, 3개월이 27% 등 3명 중 1명이 3개월 정도만 사용했을 뿐이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업무량이 많지만, 종사자 수가 적은 사회복지시설 구조상 업무 공백으로 동료 직원에 많은 부담을 주는 점이다. 또 사회복지시설 특성상 여성종사자가 많은데도 직장 내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한 점, 육아휴직 후 직장 복귀 불확실 등 고용 불안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특히 출산 전·후 휴가 3개월조차도 52.2%만 모두 사용했을 뿐, 출산 여성종사자 상당수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남성종사자도 법적으로 배우자 출산 시 유급 5일의 출산휴가를 쓸 수 있지만, 26%만 5일을 모두 썼을 뿐이다. 아예 하루도 휴가를 쓰지 못한 비율이 26.1%였고, 3일(34.8%), 1일(8.7%) 등이었다.

이처럼 여성종사자들의 출산에 따른 휴가가 보장되지 않으면서 출산과 동시에 여성 종사자 2명 중 1명은 자의나 타의로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은 근무환경개선을 위해 임신·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 금지 및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조례’에 의해 3년 단위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 대해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근거로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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