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시브랜드 바라지와 산업단지의 도시, 시흥
시흥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시흥을 비롯한 수도권 시민들은 바로 자연생태와 산업시설을 떠올렸다.
언뜻 생각하면 산업시설과 자연생태는 공존할 수 없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시흥에서는 이 두가지가 조화롭게 공존해 나가며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시흥스마트허브는 시흥시 경제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버팀목이며 ‘바라지’는 시흥의 물길을 따라 펼쳐진 오이도에서 배곧신도시, 월곶포구, 갯골생태공원, 연꽃테마파크, 호조벌, 물왕저수지 등 7개의 생태 축을 한데 아우르며 생태도시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 ‘시흥’하면 떠오르는 자연생태와 산업시설
시흥시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만 19세 이상의 시흥시민과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시흥시 문화환경 인식 및 문화생활 현황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자연생태와 산업시설을 꼽았다.
‘시흥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시흥시민은 35%가 자연생태, 30.4%가 산업시설이라고 답해 다른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주거개발 12.4%, 문화관광 4.5%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수도권 응답자들은 산업시설 26.9%, 자연생태 16.9%, 10.5%가 주거개발이라고 응답했다.
시흥시 이미지에 대해 시흥시민과 수도권 시민 모두 자연생태와 산업시설을 대표되는 이미지로 꼽았다. 시민들에게 산업단지를 떠올리게 한 시화공업단지는 지난 2011년 9월 시흥스마트허브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도약하고 있으며, 자연생태는 ‘바라지’라는 이름을 얻었다.
■ 간척의 역사와 함께 시작한 산업단지
시화공업단지는 간척의 역사와 함께 시작한다.
정부는 1970년대 말부터 수도권의 균형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서울시내 부적격 공장의 이전 수용을 위해서 안산시에 반월공단을, 1986년에는 시흥시에 시화지구건설사무소를 설치, 본격적으로 시화공단 조성에 돌입했다.
산업단지 시흥스마트허브는 본격적으로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낡은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구조고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약 1만 개에 가까운 기업이 입주해 있고 근로자는 10만 명이 넘는다.
이중 70%는 시흥시민들이다. 그만큼 시흥시 경제에서 시흥스마트허브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산업단지를 운영ㆍ지원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체 제조업 총생산액의 62%를 산업단지 입주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수출의 72% 또한 산업단지 입주기업이 담당하고, 제조업 고용인구의 43%는 산업 단지가 책임지고 있다.
스마트허브는 미니클러스터의 활동과 성과가 두드러지는 산업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미니클러스터란 업종, 기술분야별 작은 규모의 산·학·연 협의체로, 지자체와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다양한 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아 동반성장하고 있다.
■ 천혜의 자연환경 보고 ‘바라지’
‘자연생태’는 시민들이 꼽은 또 다른 시흥의 이미지. 최근 ‘바라지’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바라지란, ‘돌보다, 돕는다, 기원하다’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시흥 고유의 말이기도 하다. 햇볕을 방안으로 끌어들이는 창을 바라지 창, 조석에 의한 바닷물의 드나듦을 조절하는 수문을 바라지 수문이라 불렀다.
또한 실제로 ‘바라지’라는 말은 지역 토박이들의 구술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방죽을 이르는 말이기도 했고, 소금기 가득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못 쓰는 땅에 붙은 이름이기도 했다.
물왕저수지에서 호조벌, 연꽃테마파크, 갯골생태공원, 월곶포구, 배곧신도시, 오이도를 생태축으로 연결하는 바라지는 시흥 300년 간척의 역사를 보여주는 생태자원이다. 오이도를 간척해 육지와 연결했고 갯벌에 방죽을 쌓아 드넓은 논, 호조벌을 탄생시켰다. 간척을 통한 새로운 농지의 확보는 인구의 이동 및 촌락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시흥 지역에서도 간척지의 조성과 함께 새로운 촌락이 형성되거나 기존의 촌락이 분화됐으며, 지금까지 시흥의 역사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우정욱 시민소통담당관은 “도시브랜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그 도시가 갖고 있는 그대로의 역사와 문화에서 시작해야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 “시민들이 느끼고 체화되어 온 생태자원과 산업단지가 바로 우리시의 역사이자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우 담당관은 “바라지는 소금기 가득한 땅을 비옥한 토지로 바꾼 시흥사람들의 ‘도전정신’과, 어업에서 농업으로의 삶의 방식 변화,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다양성’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산업단지는 오랜 시간 시흥 사람을 먹여 살리고 뒷받침해 줬다”면서 “물왕저수지에서 호조벌, 연꽃테마파크, 갯골생태공원, 월곶포구, 배곧신도시, 오이도까지 물길로 이어지는 바라지를 따라가다 보면 시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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