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겪고도…
안양의 한 아파트에서 10세 남아가 아파트 주차장 출입구에 설치된 아케이드 지붕이 붕괴되며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아케이드 지붕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함에도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께 동안구 비산동 L아파트에서 A군(10)이 단지 내 지하주차장과 연결된 플라스틱 재질의 환기용 채광 시설에서 10~12m 아래 지하 2층 주차장 바닥으로 추락했다. A군은 사고 발생 직후 도착한 구급대원으로부터 심폐소생술 등을 조치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군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친구들과 함께 단지 내 비탈면 녹지에서 뛰어놀다 속도를 줄이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7m에 이르는 비탈면에서 내려오다 중심을 잃고 앞에 있는 아케이드 지붕에 발을 헛디뎌 아케이드 지붕 덮개 1장이 뚫린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아케이드 지붕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함에도 불구, 펜스 등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위험 올라가지마세요’라고 적힌 종이 한장이 전부였다. 또한 길이 12m, 폭 2.5m가량의 아케이드 지붕 덮개는 약 2㎜ 두께의 플라스틱만으로 덮여 있을 뿐 사고 발생 시 지하 2층 주차장 바닥까지 완충장치 등의 안전시설 하나 없이 뚫려 있었으며, 해당 아파트 단지 내 다른 10여개의 아케이드 지붕 역시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채로 방치돼 있었다.
학부모 L씨(37)는 “평소 어린 학생들이 아케이드 지붕 인근에서 놀던 모습을 자주 봐 왔다”며 “이같은 불상사가 발생할 때까지 관리사무소 측은 무엇을 했냐”고 분개했다.
안전장치와 관련해 관리사무소 측은 ‘현재 정확한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과 시공사 측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안양=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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