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월곶동 공원조성… 주민-상인 ‘온도차’

“체육·문화 근린공원 만들자” vs “상업시설 기대, 수용 못해”
市, 용역결과 주민 보고회 등 추진 “의견 수렴 후 최종 결정”

시흥시가 600억원 규모의 상업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부지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 부담과 함께 주변 상인과 주민간의 찬반이 엇갈려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21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월곶동 955 일대 2만3천140㎡의 일반상업지역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9회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유찰됐다. 이곳은 지난 2000년 마린월드가 9년간 임대해 놀이시설로 운영하다 지난 2009년 8월 계약이 종료,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는 곳이다.

 

시는 이 부지에 공동주택, 오피스텔을 건립할 경우 학교용지 확보가 어렵고 영화관 등 문화ㆍ집회시설, 상업시설도 인근지역에 대규모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이 위치해 있어 입점도 쉽지 않다는 점을 유찰의 주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더 이상 부지매각이 어렵다고 보고 여론수렴에 나선 결과, 주민들이 문화 및 스포츠 등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복합주민센터, 체육ㆍ전시ㆍ문화 등의 기능을 수용하는 근린공원 등을 선호함에 따라 전체 부지 중 4천500㎡를 복합커뮤니티센터로 오는 2021년까지, 나머지 1만8천640㎡를 공원으로 2018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세목상 특별회계로 편성돼 있는 부지를 일반회계로 이관해야 한다. 하지만 시 재정상 6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매년 50억원씩 10년 분할 상환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어서 실현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인근 상인들은 월곶지구를 분양할 때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까지 나대지로 방치하다 느닷없이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대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K씨(55ㆍ여)는 “20년 전 1㎡당 100만원이란 비싼 땅값을 지불하고 상가를 매입했는데, 이제 와서 공원을 조성을 한다는 것은 시민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공원조성에 찬성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장기 계획만 내놓고 있다가 시장이 바뀌면 계획도 백지화될 우려가 높다”며 “주민여론 수렴까지 마친 만큼 공원조성을 조기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현재 용역결과에 대해 주민 보고회를 갖는 등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 의견을 더 수렴한 후, 공원조성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이 부지의 용도를 공부상에는 상업부지로 두고 복합커뮤니티센터와 공원을 조성했다가 향후 여건변화에 따라 상업시설로 다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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