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방 朴 대통령 “깊은 애도”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박근혜 대통령과 세계 각국의 정치권 인사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깊은 애도를 표했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이날 정쟁을 중단한 채 모든 일정을 미루고 일제히 빈소를 조문했다.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고인의 마지막 길을 기렸다. 박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현지에서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의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며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앞장선 분은 김 전 대통령밖에 없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반 총장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 교수가 전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정치인들은 이날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그의 빈소 앞에서 애도를 표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정치인들을 비롯한 조문객들은 한 목소리로 김 전 대통령을 민주화의 거목, 위대한 지도자로 평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김무성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이었다”며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저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그래서 조용히 가시는 길을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상주 역할을 자처하며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주요 회의를 제외하고는 빈소를 지키기도 했다. 상도동계 좌장 역할을 해왔던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대부셨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야당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 전병헌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최재성 의원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이날 강원도 춘천을 방문, 자신의 ‘한반도 신(新) 경제구상’을 구체화할 예정이었던 문 대표는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찾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과 철학을 우리가 다시 기리고 계승할 때”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빈소에는 한광옥 전 의원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동관 전 청와대홍보수석,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전세계 주요 언론들도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긴급뉴스로 보도하고 “수십 년 간에 걸친 한국의 군부독재 정권을 교체하고 민주화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고 평했다.
김재민ㆍ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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