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증세 朴 대통령, 다시 빈소 찾아 영결

유족들 “몸 불편하신데 신경 써줘 감사”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서울대병원에서 떠나는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운구차 앞에서 차남 현철씨 등 유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다시 찾아 김 전 대통령과 영결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청와대는 해외 순방 이후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박 대통령이 당일까지 고심한 끝에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5분부터 13분까지 약 8분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김 전 대통령과 영결했다. 이 자리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현기환 정무수석, 박흥렬 경호실장 등이 동행했다.

 

박 대통령은 영구차 한편에 서서 관이 실린 영구차가 영결식장을 향해 장례식장을 벗어날 때까지 운구 과정을 지켜봤다. 관이 영구차로 옮겨지기 직전에는 잠시 두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였고 영정 사진에 목례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를 비롯한 유족들과 박 대통령은 서로 목례를 주고받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현철씨에게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한 번 명복을 빌고 영결식이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주시고 많이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유족들은 박 대통령에게 “편찮으신데도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감기 증세를 포함한 건강 상태, 오는 29일부터 5박7일간 프랑스·체코 순방 일정, 올가을 첫 영하의 날씨 등을 고려해 영결식 당일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해 국가장 부분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창조경제박람회 개막식엔 불참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치의는 현재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계시면 곧 있을 해외 순방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장기간 외부 공기 노출 자제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다만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가 출발하기 직전에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다시 가셔서 김 전 대통령과 영결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다시 한번 위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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